삼성전자 갤럭시A32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A32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12일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주사율과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기자는 서브폰(보조용 스마트폰) 용도로 구매한 뒤, 일주일 간 사용해봤다.

◇2년 만에 구매한 보급형, 가격 대비 고스펙에 ‘격세지감’

갤럭시A32는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A31의 후속작이다. 출고가는 37만4000원으로, 올해 국내 발매된 스마트폰들 가운데 갤럭시A12와 샤오미 레드미노트10 시리즈 다음으로 저렴하다.

주요 스펙은 ▲6.4인치 Super AMOLED 디스플레이 ▲FHD(1080p) 해상도 ▲90Hz 주사율 ▲미디어텍 헬리오G80 AP ▲4GB 램 ▲64GB 저장공간(추가 메모리 슬롯 최대 1TB 지원) ▲후면 쿼드 카메라(메인 6400만 화소) ▲5000mAh 배터리 등이다.

후면 색상은 블랙·화이트·바이올렛 세 가지로 나뉜다. 기자는 현재 품절대란이 일고 있는 바이올렛 모델을 구입했다.

눈에 띄었던 부분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였다. 기자는 2019년 갤럭시M20과 화웨이 노바라이트2를 구매한 이래 보급형 스마트폰을 서브폰으로 들인 적이 없었다. 30만 원대 스마트폰에 LED 디스플레이와 메인 6400만 화소의 후면 쿼드 카메라가 동시에 탑재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특히 90Hz 주사율은 당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도 보기 드물었던 스펙이다. 주사율은 1초당 화면에 몇 장의 이미지가 재생되는지를 가리킨다. 높을 수록 재생화면(프레임)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외관은 무난, 패키지 구성은 아쉬워

갤럭시A32 패키지 구성품. / 사진=이코리아

갤럭시A32 패키지를 열어보니 본체와 충전기, C타입 케이블, 트레이 핀, 설명서가 동봉돼 있었다. 전작인 A31과 달리 번들 이어폰과 젤리 케이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출고가지만 구성품이 줄어든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외관은 만족스러운 점이 많았다. 유광 플라스틱 소재의 후면부는 바이올렛 색상을 잘 표현했다. 지문도 잘 묻어나지 않았다. 카메라는 ‘인덕션’이라는 별칭이 붙는 사각형 모듈이 아닌, 렌즈만 돌출돼 있는 형태였다.

측면과 상하단 디자인도 간결했다. 빅스비 호출 버튼이 없고 볼륨과 전원 버튼이 우측에 몰려 있었다. 이어폰 잭과 충전부도 하단에 함께 배치됐다.

전면부도 베젤(화면을 제외한 부분)이 생각보다 얇아 화면 몰입에 불편함이 없었다. 물방울 형태의 전면 카메라가 화면을 더 커보이게 하는 인상도 줬다. 몸체는 가로로 짧고 세로로 길지만, 무게가 상하단 균형있게 설계돼 파지 시 중심을 잡기 좋았다.

갤럭시A32 전면부. 상하단 베젤이 보급형 치고는 얇으며, 측면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될 수준이다. / 사진=이코리아

◇서브·효도폰으로는 적절, 고사양 게임용으로는 무리

갤럭시A32는 스펙과 가격 상 삼성전자가 서브·효도폰 시장을 타깃으로 준비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기자는 90Hz 주사율에 다소 기대를 품었다.

실제 사용해 본 결과, 전화·메신저·동영상·저사양 게임 용도 외에는 활용하기 어려웠다. 앱 실행 속도를 좌우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갤럭시A21s에 탑재된 삼성전자 보급형인 엑시노스850 급인 탓이다.

헬리오G 시리즈는 미디어텍이 게이밍용으로 개발한 AP다. 그러나 정작 고사양 게임에서는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에 90프레임을 지원하는 슈팅게임은 최대 사양은 고사하고, 30프레임 유지도 버거웠다. 웹서핑 속도도 느려 보급형 스마트폰 구매 시 90Hz 주사율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 좋아 보였다.

단, 스트리밍 동영상 시청에는 적합했다. 넷플릭스·유튜브 등은 최대 60프레임까지만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90Hz 주사율을 체감할 만한 곳은 앱을 열거나 닫을 때 부드러운 로딩 화면 정도다.

카메라는 의외로 활용도가 넓었다. 메인 렌즈가 6400만 화소인 덕분에 주간에는 촬영한 사진이 선명했다. 손떨림 방지 기능은 광학식이 아닌 전자식이지만, 역시 메인 렌즈 화소가 높아 촬영한 사진을 PC로 옮기지 않고 스마트폰으로만 감상할 때는 화질 저하를 느끼기 어려웠다.

접사 성능도 뛰어났다. 1~3cm 거리에서 키보드 자판을 촬영해도 글씨가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아쉽게도 야간 모드는 성능이 좋지 않았다. 주간에 촬영한 사진과 비교해보면 화질 저하가 두드러진다. 옅은 색상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었다.

키보드 자판을 3cm 거리에서 촬영한 모습. / 사진=이코리아
야외에서 주간(위)과 야간(아래)에 촬영한 모습 비교. / 사진=이코리아

이외에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는 배터리와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 배터리는 서브폰 용도로 하루 20시간 이상 화면을 끈채 방치한다고 가정하면 3일은 버티기 충분했다. 지문인식은 온스크린 형태로, 반응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외관 디자인을 간결하게 한 요소였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자취를 감춘 이어폰 잭과 추가 메모리 슬롯도 소구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갤럭시S21U 등에 채택한 엣지(측면 굴곡) 디스플레이가 아닌 점도 평평한 화면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야외 시인성도 밝기를 최대로 올릴 경우 만족스러웠다.

종합해보면, 갤럭시A32는 서브·효도폰 용도로는 모자람이 없는 제품이다. 웹서핑을 자주 한다면 로딩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는 점을 사전에 고려하면 좋다. 고사양 게임 부계정을 만드는 용도로도 적합하지 않다.

스마트폰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국내 출시된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들 중에는 평가가 좋은 편이다. 역대 가성비가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받는 갤럭시M20보다 출고가가 15만 원가량 높지만, 그만큼 스펙 개선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갤럭시A32는 주로 전화·메신저·동영상·저사양 게임을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권할 만하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