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데,
그대는
어디쯤 흘러가는지
어디쯤 멈춰있는지,
봄 감기의 기침처럼
봄꽃들은
펑펑 터지는데
아지랑이의 아득한
뒤편
보일 듯 말 듯
잡힐 듯 말 듯
그대는.
예전에는 철길이나 들판이나 한적한 신작로에 지천으로 아지랑이가 올랐습니다. 높은 건물에 쫓겨났는지 지금은 도시를 벗어나야 아지랑이를 볼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아지랑이는 봄이 왔다는 신호입니다.
아지랑이는 보이지만 만질 수는 없지요. 느껴지기는 하는데 확인할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까이 가면 저쪽으로 밀려가는 먼 풍경처럼.
‘아지랑이의 아득한 / 뒤편 / 보일 듯 말 듯 / 잡힐 듯 말 듯 / 그대는.’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용국(시인)
kntimes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