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8일 공모가(6만5000원)의 두 배인 13만원의 시초가로 장을 시작해 상승제한폭인 3만9000원이 오른 16만9000원으로 ‘따상’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2조9285억원으로 상장 첫날 코스피 29위에 올랐다. 제약·바이오업종 중에서는 코스피·코스닥을 통틀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 ‘따상’에 임직원 대박, 우리사주 1명당 약 8억원 차익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면서 임직원들도 상당한 수익을 올리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재용 대표와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임원 4명에게 총 54만627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행사가가 9145원임을 고려하면 이들 4명의 평가차익은 약 873억원에 달한다.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한 조합원들도 상당한 차익을 거두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9일 공모주 청약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총 배정물량의 19.57%(449만400주)를 배정했는데, 약 600여명의 조합원이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자 수를 600명으로 가정하면 1인당 평균 7억8000만원의 차익을 거두게 된 셈이다. 다만 우리사주에 배정된 물량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돼 거래가 불가능하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개인투자자들도 ‘따상’ 소식에 들뜬 분위기다. 스스로를 학생이라고 밝힌 한 투자자는 “청약 신청해서 운 좋게 2주를 받았는데 용돈벌이가 쏠쏠하다. 내일까지는 ‘존버’할 계획”이라고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감을 남겼다. 또 다른 투자자는 “어차피 소액이라 오늘 매도했다”며 “소박하게 가족들과 외식할 돈이 생긴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여러 증권사에 청약을 신청해 다수의 주식을 배정받았다며 자랑하는 글을 올려 다른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투자자는 “금융당국이 그런 의도로 균등분배를 도입한 게 아닌데, 시스템의 빈틈을 노려 수익을 올려놓고 자랑하는 것은 볼썽사납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부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복수로 청약하는 ‘중복 청약’을 제한할 방침이다.

◇ ‘따상’ 이어 ‘따상상’? 적은 유통 물량이 변수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따상’은 이미 다수의 투자자가 예상했던 것이다. 기업공개(IPO) 절차가 진행될 때 장외 가격이 주당 20만원 수준에서 형성됐기 때문.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한가 행진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모이고 있다. 앞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상장일부터 각각 3거래일,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따상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는 초반 유통주식수 비중이 앞선 공모주들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첫날 유통주식수는 약 890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1.6%에 불과하다. 이는 따상에 성공했던 SK바이오팜(13.1%), 카카오게임즈(20.5%)보다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날 매수 대기 물량만 약 640만주로, 적은 유통량에 수요는 높다는 점도 ‘따상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물론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따상’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빅히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15일 상장 첫날 ‘따상’으로 장을 시작했으나, 곧바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시초가보다 낮은 25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장기 전망은?

한편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장기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공동구매 컨소시엄인 코백스(COVAX)의 백신개발 및 생산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백신업체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며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합성항원 백신 2종과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의 개발 성공 및 상용화 여부에 따라 차기 성장 전망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이어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큐어벡, 노바벡스, 바이오엔텍 등이 SK바이오사이언스 가치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2상과 3상 데이터가 양호해서 내년 하반기 출시가 가능하다면 앞서 언급한 글로벌 신규 백신업체들의 시가총액 수준으로 주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코로나19 백신 생산 업체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다”며 “상장 이후 코스피200 편입 이슈와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1상 결과 발표 등 모멘텀 풍부해 상장 이후에도 주가 업사이드가 클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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