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왼쪽)과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각각 차기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대표 후보로 추천됐다. 사진=하나금융그룹
25일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왼쪽)과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각각 차기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대표 후보로 추천됐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은행과 증권 수장을 교체하며 안정보다 변화를 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열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하나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5개 주요 관계회사의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최된 그룹임추위에서는 박성호 부행장과 이승열 부행장을 복수 후보로 추천했고, 같은 날 개최된 하나은행 임추위에서 박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또한 하나금융투자 대표로는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부회장이 추천됐다. 장경훈 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윤규선 현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오화경 현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은 연임할 예정이다.

박 부행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장과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길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중국 베이징대학교 고문교수를 역임하고 2011년에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은행과 증권 CEO 인사 교체를 단행한 것은 불필요한 사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 지성규 행장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을 앞두고 있다.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 또한 선행매매 혐의로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유력한 차기 지주사 회장 후보였던 함영주 부회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 재판 및 DLF 사태로 인한 중징계 취소 소송에 발목을 잡히는 등, 주요 후보군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상태다. 이 때문에 조직 안정화를 위해 김정태 회장의 1년 연임을 선택한 만큼, 관계사 인사에서도 불필요한 리스크를 털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그룹 핵심인 은행과 증권 수장을 교체하며 ‘변화’를 선택한 것은, 코로나19 시국을 맞아 주요 계열사 CEO를 연임시키며 ‘안정’을 택한 다른 금융사와는 색다른 행보다. 실제 지난해 말 KB금융은 10개 계열사 중 7곳 대표를 연임시켰으며, 신한금융 또한 14개 계열사 중 11곳 대표가 연임했다. 

특히 신한·KB금융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은행·증권 CEO의 연임을 선택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라임 사태 및 호주 부동산 펀드 사태로 금융감독원 징계를 받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받았지만 모두 지난해 말 연임이 결정됐다. 

한편 하나금융은 “박성호 후보는 증가하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디지털과 글로벌, 자산관리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최고의 적임자”라며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하나금융티아이에서 CEO를 역임한 준비된 은행장으로, 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이 향후 하나은행을 리딩 뱅크로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학계와 금융계를 두루 거친 풍부한 경험과 5개 국어에 능통한 글로벌한 마인드, 해박한 지식과 함께 폭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라며 “이은형 후보의 이러한 역량이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함으로써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경쟁을 넘어 글로벌에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최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각 주요 관계회사 CEO 후보들은 다음 달 개최되는 각 사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 등을 거쳐 선임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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