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증시가 횡보를 계속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처럼 주식 대신 투자할만한 대안을 찾아나서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들어 23일까지 15거래일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6조343억원, 코스닥 9048억원 등 총 6조939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1월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코스피 22조3338억원과 코스닥 3조5165억원 등 총 25조854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5거래일을 기준으로 봐도 코스피 14조177억원, 코스닥 2조3228억원 등 총 16조3405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2월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에 비해 42.5%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5조771억원으로 지난달 말(68조172억원) 대비 약 3조원이 줄어들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12일(74조4559억원)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한 달 만에 10조원 가까이 투자 대기 자금이 빠져나간 것.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둔화된 것은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횡보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으로 3200을 돌파했으나 이후 추가 상승 동력을 받지 못한 채 3000 후반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증시가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니냐”며 조정장이 계속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 외의 투자처를 탐색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증시에 비해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현재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94억3529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일 54억244만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3주 만에 두 배 가까이 거래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서학 개미’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예탁결제 보관잔액(미국)은 지난해말 373억3529만 달러에서 올해 1월 457억3741만 달러, 이달 22일 494억7691만 달러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공모주로 자금을 옮기는 개인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약 9261억원(22일 기준)이 공모주 펀드에 유입됐다. 지난 5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항체의약품 전문 제약사 피비파마는 공모주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에 5~23일 기준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5위(3266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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