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 센터 앞에서 열린 '2020 배민을 바꾸자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근무 조건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 센터 앞에서 열린 '2020 배민을 바꾸자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근무 조건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의민족(배민)의 45분 내 배달 보장 서비스인 '번쩍배달'이 부활한지 6개월을 맞았다. 그 사이 번쩍 배달에 대해 상반된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번쩍 배달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속도 경쟁을 부추겨 라이더들의 안전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 

소비자들은 해당 서비스에 비교적 긍정적인 편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서는 "배달의민족 번쩍 배달서비스를 알게 됐다"며 "배달시간이 정해져 있어 배달이 늦어질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반면 배달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라이더 안전이 더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번쩍 배달 서비스 등이 고객에게 도착 예상 시각이 제공되면서 라이더가 심리적 압박을 느껴 무리한 운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배달이 1시간 가량 걸리는 것과 달리 번쩍배달은 45분 이내 배달을 원칙으로 한다. 번쩍 배달이 속도경쟁을 유발하는 측면이 분명 존재하는 셈이다.

배민측은 해당 서비스의 구조에 대해 "신속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문 데이터, 업주가 정한 예상 조리 시간, 매장과 고객 거리, 운용 가능한 배달원 수를 검토해 예상 시간을 측정한 뒤 가능한 음식점을 선별해 노출하는 구조"라며 "소비자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음식점 주인은 번쩍배달 목록에 노출돼 추가로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배민의 이런 설명과 별개로 일각에선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 오토바이의 고속주행과 난폭주행이 더 많아졌는데 '번쩍배달'은 이를 더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지적은 이륜차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추세에 비춰볼 때 새겨들을 대목이다. 2016∼2018년 1년 평균 1만8000건 안팎이었던 이륜차 교통사고는 지난해 2만898건으로 폭증했다. 이중 배달과 관련된 이륜차 교통사고가 상당부분을 차지해 라이더들의 안전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

한 배달원 A씨는  "45분이라는 시간은 사실 배달하기엔 촉박한 시간이다. 과속과 신호위반 없이 배달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원들이 받는 안전보건교육 역시 온라인 동영상 시청으로 이뤄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영상 강의는 제대로 시청하지 않고 회차를 넘기기만 해도 진도율이 충족됐고, 최종평가 10문항으로 수업을 듣지 않아도 통과돼 교육 자체가 허술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배민은 "서비스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22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번쩍배달은 먼 거리에 있는 가게의 배달을 더 빨리 하라고 강요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소비자가 주문한 위치에서 빠르게 배달이 가능한 가게들이 노출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 내에 배달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배달원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은 전혀 없고 배달이 늦어지면 소비자에게 따로 보상이 된다"며 "타사와는 달리 배달원 평가시스템도 없다"고 말했다. 

안전교육과 관련해서는 "안전사고 대비해서 지금까지 많은 노력들을 해왔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교육을 해왔고, 경찰청과 협업해서 안전교육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유사시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배달원에게 보험을 들어줬다"며 "산재보험은 배민과 배달원이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고, 추가적으로 유상종합운송보험에 가입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쩍 배달 서비스가 경쟁사인 쿠팡이츠를 의식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배달앱 업체들은 빠른 배달을 두고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쿠팡이츠와 상관없다고는 말할 순 없다"면서도 "안전사고에 대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현재도 주기적으로 공지와 카드뉴스로 안전에 대해 안내하는 등 다양한 루트로 안전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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