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잦은 산재 사고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날 청문회에는 9개 기업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최정우 회장은 첫 번째로 질의를 받았다.

첫 질의에 나선 국민의 힘 김웅 의원은 "요추부염좌상 진단서는 보험사기꾼이 내는 거고 포스코 대표이사가 낼 만한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 압착돼서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포스코에서 기본적인 안전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최 회장은 “최근 연이은 사고에 대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회사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을 목표로 여러가지 시설 투자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님들의 말씀을 듣고 안전을 최우선 경영에 반영해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매번 사과와 대책만 발표하는데 사고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냐"며 "원인을 알아야 사과와 대책이 유효할텐데 지금까지 발표한 것만 보면 원인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포스코는 50년 이상 된 노후 시설이 많다. 가장 큰 위험이 노후화된 시설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하청 노동자의 사고가 많은 이유는 저희의 관리·감독 이런 부분이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포스코의 산재 발생 원인은 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재갑 장관은 “광양제철소 사고를 보면 안전 조직 체계화의 미흡, 하청업체 관리 미흡, 위험성 평가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답했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하청업체 미흡의 경우 위험에 따라 하지 않고 생산과 직결되는 설비 부분은 직영으로, 생산 부대산업은 하청업체가 맡고 있다”며 “하청업체 관리를 (앞으로) 잘해서 무재해 사업장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임이자 의원은 최 회장이 지난 17일 허리 지병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참 어이가 없었다. 최근 3년간 포스코 산재현황을 보라. 머리가 끼어 사망하고 4명이 질식사하고 로프에 끼어서 사망하고. 회장이 취임하고 난 후의 사고다.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인데 근로자들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 책임을 가지고 유가족과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회장이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말하자 임 의원은 “생각이 짧은 것이 아니고 인성이다”라고 지적했다.

임이자 의원은 “협력사 안전관리비가 지난해 206억원이다.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며 “다음달 열리는 주총에서 안전 보건 계획을 수립해서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해야 하는데 수정 반영은 최 회장만이 할수 있다”고 지적하자 최 회장은 “수정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청문회에 앞서 자료 요청 단계부터 포스코가 제출한 위험성 평가보고서의 부실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 위험성 평가자료가 3년 내내 오탈자까지 똑같이 베껴 그대로라고 해서 자료를 요청했는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포스코에서 며칠 전에 2020년 위험성 평가를 수정하는데 추가로 2019년 것과 2018년 것도 수정하라고 그랬다고 한다. 고용노동부가 감독할 때 기존 자료가 아니라 수정한 자료를 제출해서 감독을 받겠다는 상황이다. 정말 국회를 우롱하는 심각한 상황이고 수정하기 전 3년치 자료를 제출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최근까지 포스코 사업장 내에서는 총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노동자 가운데 원청 노동자가 5명이었고, 하청 노동자는 14명이다. 최 회장의 재임기간으로 한정할 경우 사망자는 1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