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비게임에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입점사 이익이 1568억 원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글플레이 입점사 일부는 인앱결제 정책 변경 시 소비자 요금 인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MOIBA)는 ‘앱마켓 관련 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는 구글플레이가 오는 10월 1일부로 인앱결제 정책을 변경할 시 입점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구글플레이, 4분기 수수료 수익 ‘1568억 원’ 증가 전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모든 앱마켓에서 발생한 국내 입점사들의 매출은 총 7조5215억 원이다. 매출 점유율별로 살펴보면 구글플레이 5조47억 원(66.5%), 앱스토어 1조6180억 원(21.5%), 원스토어 8825억 원(11.7%) 순이었다. 나머지는 갤럭시스토어 등 기타 앱마켓 163억 원이다.

이 가운데 입점사들이 앱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 총액은 1조6358억 원이었다. 앱마켓별로는 구글플레이 1조529억 원, 앱스토어 4430억 원, 원스토어 1391억 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입점사들은 앱 안에서 각 마켓이 제공하는 결제 방식(인앱결제)을 이용 중이다. 구글플레이 입점사들은 이 방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중 30%를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단, 게임이 아닌 앱은 편의에 따라 자사가 구축한 결제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오는 10월 1일부터는 구글플레이 비게임 입점사도 인앱결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입점사들이 인앱결제 시스템을 탑재하지 않고, 타 플랫폼의 자사 서비스를 통한 결제 방식으로 유도할 경우 구글플레이에서 퇴출될 수 있다.

MOIBA는 구글이 4분기부터 비게임 앱에도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당기 수수료 수익이 최대 1568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한 해 추가 수익을 예상하면 6000억 원대로 증가하는 셈이다.

◇일부 입점사들, 4분기 이후 ‘요금 인상’ 방침

구글 정책 변경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 방안 / 자료=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구글플레이가 수수료 1568억 원을 더 거두게 되면, 비게임 앱 개발사들의 이익도 그만큼 줄어든다. 이에 입점사들 가운데 일부는 이익 감소분을 ‘요금 인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MOIBA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글플레이 입점사들의 29.9%는 구글 인앱결제 정책 변경 시 소비자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업체 규모별로는 대·중견기업들은 50%, 중소기업들은 28.5% 가 요금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견기업들은 비교적 많은 이용자를 유치하고 있다. 따라서 요금 인상 시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 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 웹툰·음원·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앱 이용자들만 해당하는 부분이다.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인 배달주문·택시·이커머스앱 이용자들은 무관하다.

◇저렴히 구매하려면 타 플랫폼서 결제해야

각 결제 방식 개념 / 자료=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구글플레이 입점사들이 인앱 디지털 콘텐츠 요금을 인상해도, 기존과 같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디지털 콘텐츠나 포인트를 앱이 아닌 해당 입점사의 웹사이트나 PC앱 등 타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것이다.

구글은 새로운 인앱결제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입점사들의 타 플랫폼 결제 방식까지 제한하지는 않는다. 구글은 입점사들이 앱 내 결제 버튼에 인앱결제가 아닌 타 플랫폼 결제 링크를 걸어 두는 것을 문제 삼을 뿐이다. 지난해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게임 ‘포트나이트’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구글 인앱결제 정책 변경 이후에는 입점사들이 인앱결제와 타 플랫폼 결제 요금에 차별을 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톡은 이미 PC버전에서 이모티콘 구매 시 500원~750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앱 내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는 경우 이용자가 내야할 요금이 늘 수 있지만, 수고를 들여 타 플랫폼에서 결제한다면 기존 지출액을 유지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