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게임법 개정’ 반발, 소비자 보호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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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게임법 개정’ 반발, 소비자 보호는 외면
  • 김윤진 기자
  • 승인 2021.02.1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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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를 실시하는 게임사 및 게임 명단 일부 발췌. / 사진=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게임업계가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규제로 쏠렸다며 반발했다. ‘매크로 단속’ ‘이용자 건의 처리일정 사전고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등 의무화가 산업 진흥을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게이머들은 업계가 소비자 보호를 등한시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이하 게임협회)는 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업계 검토의견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15일 제출했다. 게임협회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유력 게임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단체다.

게임협회는 “현실에 부합하는 법 개정안을 기대했으나, 현장 의견 반영이 부족하다”며 “산업 진흥보다는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항이 다수 있어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게임협회의 성명 발표는 국회와 업계 간 게임법 개정안 관련 이견을 좁히기 위한 취지다. 게임법 개정안은 오는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는 소비자 보호 의무를 최대한 피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게이머들의 반발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먼저 게임법 개정안 68조 1항 13호에는 업계에서 고질적인 이슈인 ‘매크로’ 단속 의무가 적시됐다. 요지는 ‘게임의 버튼 등 입력장치를 신체접촉 없이 자동으로 조작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기기·장치 또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여 판매하거나 배급, 제공하거나 이를 이용하게 내버려 두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게임협회는 “게임사가 소위 ‘작업장(매크로 이용장)’ 등을 제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를 ‘이용하게 내버려두는 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은 제재 자체의 어려움을 사업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이므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법 개정안에서는 최근 업계가 뭇매를 맞고 있는 ‘소통 부재’ 방지 노력도 규정한다. 해당 법 72조 1항에는 ‘사업자는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정단한 의견이나 불만을 지체없이 처리해야 한다. 단, 지체없이 처리하기 곤란한 경우 이용자에게 사유와 처리일정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조항은 게임사가 오류 발생 원인이나 처리 일정을 명확히 공지하지 않는 사례가 잦아 포함됐다. 이는 최근 넥슨 ‘마비노기’와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게이머들이 트럭시위를 통해 피해를 호소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넥슨 '마비노기'에서는 게임 오류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디렉터 명의의 공지사항이 등록됐다. / 사진=마비노기 웹사이트

이에 대해 게임협회는 “‘노력’ ‘정당한’ ‘곤란’이라는 추상적 표현을 사용해 수범자가 부담할 의무 범위가 불명확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의무 규정을 위반한다면 과태료 처분을 방지하지 못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자율규제를 준수할 경우 게임이용자 보호 의무를 면제하는 규정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매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화두로 오르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법제화가 추진된다. 게임법 개정안 2조 13호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게이머가 유상 구매하는 아이템(유·무상 아이템 간 결합 포함) 중 결과물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마련한 ‘자율규제 시행기준’에서 정의하는 개념보다 강화된 수준이다. 자율기구는 간접적인 유상 구매 및 유·무상 아이템 간 결합 사례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보지 않는다.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규정 역시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게임협회는 “간접적 유상 구매 및 유·무상 아이템 간 결합이 어떤 경우인지 명확하지 않아 사업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임협회는 이어 “고사양 아이템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게임의 재미를 위한 본질적인 부분이고,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하는 영업비밀”이라며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모두 공개하게 하는 것은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제한하므로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협회의 고자세를 지적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게이머들이 활동하는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16일 살펴보니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산업 초기에 자정 노력이나 관련 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십수 년 동안 이어졌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철퇴를 가해야 한다” “국산 게임 확률형 아이템이 너무 악랄한데, 법안을 발판 삼아 업계가 각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등 의견을 보였다.

이코리아 김윤진 기자 1m89c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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