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코리아> 취재 결과, SK 하이닉스 외에 타 기업에서도 성과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5일 익명 게시판에서는 ‘기업의 성과급 체계를 시작으로 투명 경영에 대해 이슈화 해달라’는 제목과 함께 글이 올라왔다.

삼성물산 직원으로 추정되는 해당 글 작성자는 “삼성,SK그룹사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S그룹의 경우는 오래된 악습인 무노조의 답습으로 성과급지급에 대해 소리 한번 못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형식뿐인 노사협의체의 조심스럼 불만(에도) ‘회사의 고유 권한’, ‘영업 비밀’등의 한두마디로 그냥 끝이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들쭉날쭉한 성과급들,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증가했는데 현저하게 줄어든 성과급, 도대체 기준은 무엇이며 불투명하다 못해 암흑덩어리인 체계”라며 “회사 내부적인 영업 비밀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성과급에 어떤 요소가 반영됐는지 정도는 알려줘야 하지 않나”라고 성토했다. 

SK텔레콤에서도 성과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동조합은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주주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올해 성과급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몇 년간 구성원들은 매해 조금씩 줄어가는 성과급에도 회사 실적 악화로 인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성과급을 많이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큰 폭으로 줄어버린 성과급에 대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기존의 성과급 기준인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 대신,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한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기 위해 노조와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SK텔레콤 회사측은 설 명절을 맞아 300만 복지포인트를 전 직원에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 반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18조6천247억원, 영업이익 1조3천493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1.8% 늘었다.

이번 성과급 논란에 대해 익명 게시판의 한 대기업 직원은 "총수일가가 수백억씩 가져가는데 직원들의 성과급 요구는 정당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직원은 "모회사 거의 300% 성과급 받는데 자회사는 100%라도 줄려나, 제발 주세요"라고 호소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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