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직원이 권한을 남용, 회사 몰래 이득을 챙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감시 체계의 허점을 노린 것인데, 국회에서는 유저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IMC게임즈 직원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자사 ‘그라나도 에스파다’에서 현금거래 목적으로 게임 내 재화를 생성한 혐의였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IMC게임즈가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PC 온라인게임이다.

IMC게임즈 김학규 대표는 19일 그라나도 에스파다 웹사이트 공지사항을 통해 사건 경과와 사과문을 발표했다.

19일 그라나도 에스파다 웹사이트에 공지된 IMC게임즈 김학규 대표의 사과문. / 사진=그라나도 에스파다 웹사이트

공지사항에 따르면 IMC게임즈는 2019년 5월께 내부 감사를 수행하던 중, 수상한 정황을 포착하고 전담팀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증거 자료를 확보한 뒤에는 해고 등 내부 징계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해에도 업계에서는 ▲네오플 직원이 자사 게임 ‘던전앤파이터’ 내 재화를 생성하고 판매한 사건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직원이 게임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해도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캐릭터 변경권 등 특혜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운영자의 부당 개입은 직원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구조다. 밝혀지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라며 “게임사 직원의 개인 일탈 행위를 게임산업법상 금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직원의 권한 남용 사건은 해당 직원이 ‘운영팀장’ 직위에 있어 더 큰 문제였다. 당사자가 내부 직원들을 감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던 탓에, 본인의 비위를 장기간 은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2007년 업계를 뒤흔든 ‘노토리우스당’ 사건이 발생한 게임이기도 하다. 이는 당시 직원들이 운영진 권한이 담긴 ‘슈퍼계정’을 만들어 일반 유저들과 경쟁한 사건이다.

업계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들의 핵심은 단순한 개인 일탈에 그치지 않고, 유저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었다는 것이다. ‘경쟁’이 주요 목적인 MMORPG에서는 특정 계정이 가치가 높은 재화나 장비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유저들의 경쟁심을 자극해 불필요한 과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IMC게임즈는 해당 직원에 내려진 1심 판결이 가볍다고 판단, 항소한 상황이다. 나아가 재발 방지를 위해 직업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내부 직원 감사 권한을 여럿에게 나눠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국회에서는 입법이나 게임사 자정 노력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 관계자는 20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입법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게임사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할지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