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유저들의 ‘슈퍼계정’ 의혹 재해명 요구가 한 달여 간 지속되고 있다. 운영진이 게임 내 재화를 취득하고 현금거래했다는 주장인데, 개발사의 미비한 해명에 유저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라그나로크는 그라비티가 개발·서비스하는 PC MMORPG다.

라그나로크 사설 커뮤니티를 18일 살펴보니, 유저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이 한창이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어져 온 행동이다.

현재 라그나로크 사설 커뮤니티에서는 '슈펴계정' 의혹 재해명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 사진=라그나로크 사설 커뮤니티

불매운동 초기, 유저들은 그라비티 직원이 부당한 방법으로 게임 내 재화를 얻어 아이템거래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화를 정상적인 과정에서 모았더라도, 라그나로크 운영정책 상 현금거래는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문제될 수 있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재화가 게임 내 다량 유통되면, 아이템 가치 하락과 게임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라비티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라비티는 “직원이 슈퍼계정이나 본인 일반계정으로 재화를 현금화했거나, 매크로·시스템 명령어 등으로 재화를 취득한 사실이 없다”고 지난달 18일 해명했다. 슈퍼계정이란 게임 운영자 권한이 부여된 계정을 일컫는다.

더불어 그라비티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유저 간담회 개최를 고려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바 있다.

그라비티가 지난달 18일 공식 웹사이트에 공지한 '슈퍼계정' 의혹 해명 일부. / 사진=라그나로크 공식 웹사이트

다만 유저들의 불매운동은 그라비티의 해명에도 계속됐다. 사건을 어떤 방법으로 조사했는지 구체적인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라비티는 지난달 공지 이후 슈퍼계정 감사 문건 및 사내 비위 점검 프로세스의 허점 유무 등에 관한 추가공지는 내놓지 않고 있다.

그라비티 직원의 일탈 행위 의혹은 2016년 ‘버섯농장 매크로’ 사건 등 매년 제기됐다. 그때마다 그라비티는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직원 개입이 의심되는 사건이 매년 재생산된 탓에, 유저들은 ‘이번에는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라그나로크 게임 화면(본문과 관련 없음).

유저들 사이에서는 “라그나로크가 그라비티 주력 게임이 아니라 손을 놓고 있다”는 자조 섞인 의견도 나온다. 그라비티 주요 수익원인 ‘라그나로크 오리진’ 만한 입지였다면 추가 대응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본사 앞 트럭시위가 추진된다면 동참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라그나로크 유저들의 연일 지속되는 슈퍼계정 의혹 재해명 요구와 관련해, 그라비티 관계자는 18일 <이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달 공지에 이은 추가 해명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 분쟁 해소를 위한 온·오프라인 간담회 등 유저들과의 소통 계획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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