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온’의 성공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오는 10일부터 서비스 예정인 PC MMORPG다.

현재 게임시장에서는 모바일이 대세로 자리매김했고, 대작 PC MMORPG는 사양길을 걷고 있다. 개발비 대비 매출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엘리온의 성과에 따라 게임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어 양사 어깨가 무겁다.

엘리온은 주인공(플레이어)이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는 여정을 그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귀족과 신흥 세력으로 갈라진 왕국에서 한 세력에 몸을 담고 영웅이 돼야 한다. 초기 클래스로는 ‘워로드’ ‘엘리멘탈리스트’ ‘미스틱’ ‘어쌔신’ ‘거너’가 있으며,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패키지게임처럼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엘리온, 출시 앞두고 운영 문제로 ‘진땀’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 막바지 담금질을 위한 테스트를 지난달 말 진행했다. 해당 테스트 기간 전후, 유저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문제는 크게 ‘BJ 특혜’ ‘클랜 연구 전설 아이템’ ‘루미너스 시스템’ 등이 있다.

BJ 특혜 논란은 카카오게임즈가 엘리온 공개테스트를 앞두고, 광고계약을 맺은 BJ들에게 사전 체험 기회를 부여한 데서 불거졌다. BJ들에게 콘텐츠 가이드 작성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 정보를 BJ들이 선점할 수 있도록 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다.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엘리온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은 커뮤니티에서 “후발주자들의 진입장벽이 높다” “BJ와 일반인 서버가 나뉘었으면 좋겠다” “게임 오픈도 안했는데 벌써 유저들 간 격차가 생겼다” “BJ들이 클랜 아이템 정보를 독식해, 일반 유저들이 눈뜨고 당했다” 등 의견을 보였다.

루미너스는 이번 테스트에서 처음 공개된 캐릭터 버프·자동 사냥 시스템이다. 과금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부분이 문제가 돼, 미리 이용권을 구매한 유저들 사이에서 “과금유도가 심하다”며 환불 대란이 일었다.

사태가 커지자 카카오게임즈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클랜 연구 전설 아이템을 ‘삭제’하는 강수를 뒀고, 루미너스는 과금을 하지 않아도 수급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일 루미너스 시스템 개선책을 발표했다. / 사진=엘리온 공식 웹사이트 캡처

◇게임업계, ‘엘리온’ 성공 여부에 촉각

카카오게임즈가 여러 논란을 수습하자, 엘리온은 유저들의 기대를 되찾은 모양새다. 엘리온은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원게임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막중한 역할을 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PC·모바일 버전 성과로 사세가 뒤집혔을 뿐 아니라, 대기업 반열을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포트폴리오에 아처리킹·미스트오버 등만 남아 허전하다. 증시 상장도 준비 중인 만큼, 투자자를 안심시킬 새로운 수익처가 필요한 시기다.

카카오게임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달빛조각사’를 앱마켓 매출 10위권에 올리고, 올해는 ‘가디언테일즈’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캐시카우를 늘리는 듯했다. 그러나 달빛조각사는 8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68위로 내려앉는 등 하락세에 빠졌다. 결국 두 게임이 ‘바톤터치’한 셈이다.

엘리온의 성공 여부에는 양사뿐 아니라 업계 전체에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2018년 11월 출시한 ‘로스트아크’ 이후, 2년 만에 출시 되는 ‘국산 대작 PC MMORPG’이기 때문이다. 국내 PC게임시장에서 아직 해당 장르가 통하는지 업계가 가늠해볼 수 있는 게임인 것.

최근 업계에서는 대작 PC MMORPG 개발을 기피하는 추세다. 모바일보다 장기 운영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비 대비 매출이 낮은 탓이다. 또 MMORPG는 한국·중국·대만 등 아시아에서만 주류인 장르이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도 쉽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대힌민국게임백서 2019’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게임시장 매출에서 PC게임 비중은 40.5%였다. 2012년 대비 반토막 난수준이다. 반면 모바일게임은 같은 기간 5배 이상 성장한 53.7%를 기록했다.

국내 게임 시장 플랫폼별 비중 추이.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코로나19 확산으로 PC방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매출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도 관심이다. ‘테라’ 사례처럼 PC 출시 후 콘솔로 플랫폼 확장을 꾀할 수도 있지만, 이는 PC버전의 성공 기반이 있어야 가능하다.

엘리온은 오는 9일 오후 8시부터 사전 캐릭터 생성 절차를 오픈하고, 10일 정식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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