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론칭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지자체 공공배달앱 ‘경쟁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가맹점 4516곳을 확보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리아>는 배달특급이 주목 받는 배경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3개 시범서비스 지역 가맹점만 ‘4516곳’

배달특급은 이달 오산·화성·파주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입점을 신청한 업체는 3개 지역 통틀어 4516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오산시는 지역 내 자영업자 80%가 신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당초 배달특급의 가맹점 목표치는 3000곳이었다. 가맹점 수가 경기도 예상을 약 150% 웃도는 수준인 만큼, 서비스의 기틀이자 타 지역 공공배달앱이 앓고 있는 문제이기도 한 ‘가맹점 부족’은 어느정도 해결된 셈이다.

내년 3월부터는 사업지역 추가와 함께 정식서비스가 시작된다. 현재 도내 22개 시가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2022년 상반기까지 모든 신청 지자체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배달특급 운영사 ‘경기도주식회사’는 어떤 기업?

배달특급 운영사는 경기도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연합회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됐다. 경기도주식회사는 2016년 11월 출범한 이래 도내 우수 중소기업들의 마케팅·브랜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연합회 등이 공동출자한 회사다.

경기도주식회사의 특기는 제품·서비스 판로확보 및 홍보다. 다만 아직 도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탓에 배달앱 사업 실패로 세금을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회사는 특히 2018년까지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적자를 거듭하며 존폐기로에까지 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취임한 이석훈 대표 체제 하에서 처음으로 당기손익 흑자를 냈으며 영업손실도 대폭 줄였다. 이 대표는 프로축구 전 성남FC 대표를 역임한 인사로, 경기도주식회사의 사업 체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 때문에 배달특급의 성공 여부에도 도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배민·요기요와 체급차 극복 묘수는 ‘지역 특화’

공공배달앱의 약점은 ‘자금력’과 ‘경쟁력’이다. 민간배달앱 대비 영업비용이 부족하고, 신생 서비스다 보니 가맹점과 이용자 수도 모자란다.

우선 자금력을 비교해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5697억 원을 지출했다. 반면 군산·춘천이 각각 한 해 동안 공공배달앱에 들인 개발비는 1억5000만 원가량이며, 운영비는 3억 내외다. 서비스 개선 속도나 홍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달특급은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민간배달앱과의 체급차는 확연하다. 배달특급에는 내년 플랫폼 구축 예산으로 최소 74억 원에서 최대 107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한 비용은 중개수수료 등 자체 사업 이익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러한 자금력 차이를 메꿀 배달특급의 반전 카드는 ‘지역 특화’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지역사회와의 협업 및 지역화폐 도입으로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배달특급 청년 서포터즈 '청년특급'이 이달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지난 8월 전 국민 대상으로 공공배달앱 네이밍 공모전을 개최한 바 있다. ‘배달특급’이라는 이름은 이 공모전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 공모전은 접수된 이름이 5837건이 달하는 등 홍보 성과를 이뤘다.

9월에는 한국외식중앙회 파주지부, 파주시 소상공인연합회, 맘카페 등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당 단체들은 지역사회에서 배달특급 인지도 확대를 위한 홍보를 돕는다.

경기도 오산시는 가맹신청한 자영업자 및 이용자들에게 배달특급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인 '오색전'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개최했다.

이달부터는 서포터즈 마케팅 '청년특급' 1기가 활동을 시작했다. 19세에서 35세 청년들로 이뤄진 서포터즈들은 배달특급 관련 온라인 홍보 및 콘텐츠 제작을 맡는다.

이와 같은 지역 특화 노력은 결과적으로 가맹점 4516곳 모집으로 이어졌다. 가맹점 수에서 민간배달앱과 격차를 줄인 만큼, 향후 이용자 확보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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