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개표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식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개표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식 트위터 갈무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소송도 불사하며 쉽게 승복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각각 264명,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전체 선거인단 수는 538명으로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을 확정짓게 된다. 향후 개표결과에서 바이든 후보가 필요한 선거인단의 수는 단 6명이 남은 셈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개표가 시작된 이후, 바이든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됐던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지역의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하면서 선거 결과가 안개 속으로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데다, 지난 72년간 민주당 후보가 이긴 적이 단 한 번뿐인 공화당 텃밭 애리조나주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판세를 뒤집었다.

반면, 개표가 마무리되기 전인 4일 새벽 한발 앞서 승리를 선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패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지난 230년간 선출된 미국 대통령 44명 중 재선에 실패한 경우는 암살당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10명뿐이다. 앞선 단임 대통령들이 심각한 경제적 실패로 재선에 실패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구설수와 더불어 구멍 뚫린 코로나19 대처로 민심을 돌리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AP통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 승리에 단 6명을 남겨뒀다. 자료=AP통신

다만 대선이 바이든의 승리로 마무리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기 때문. 

실제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4일 미시건·조지아·펜실베이니아 등 3개 주에서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위스콘신주에 대해서도 재검표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시건주와 위스콘신주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기울었으며, 조지아·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밤 나는 항상 민주당이 승리해왔던 여러 핵심 주에서 앞서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투표함이 열릴수록 이런 주들이 마법처럼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며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선거) 제도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 자체가 이미 타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 논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에 돌입한 만큼, 대선 결과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선 전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을 임명해, 대법관 구성을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만들어둔 상태다. 소송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나올 경우 향후 정권 이양 절차도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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