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법인 피해 'DLF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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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법인 피해 'DLF 3배'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11.02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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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사진=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IBK기업은행·투자증권 등이 판매한 디스커퍼리 펀드의 피해자 중 중소기업을 포함한 법인 비중이 다른 펀드 사태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환매가 중단된 ‘US핀테크 글로벌채권펀드’에 투자한 투자자 198명 중 개인은 159명, 법인은 39곳으로 법인 비중이 19.7%에 달했다. 판매액으로 보면 환매가 지연된 695억원 중 법인 투자자의 피해 규모가 206억원으로 29.6%에 해당한다.

디스커버리 펀드의 법인 피해자 비중은 환매가 중단된 다른 부실 펀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문제가 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경우 전체 투자자 3226명 중 법인 비중은 6.9%(222곳, 판매액 기준 17.4%)다. 최근 수사가 진행 중인 옵티머스·라임 펀드 사태 또한 법인 피해자 비중은 각각 15.8%, 12.6%다. 디스커퍼리 펀드의 법인 피해 비중은 DLF와 비교하면 대략 세 배 가량 높은 셈이다.

이는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책은행인 만큼 법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펀드를 판매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번 사모펀드 사기판매 피해에 있어서도 중소기업 등 법인의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며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를 “중소기업 밀착형 사기판매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이어 “법인의 대표 개인 명의로 가입한 펀드까지 포함하면 (법인 피해자 비중이) 더욱 높다”며 “기업은행은 기업을 살리겠다면서 결국 디스커버리펀드를 통해 기업에게 어려움을 더 해주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자료=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자료=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실제 기업은행은 거래 중인 법인 고객에게 직접 디스커버리 펀드 가입을 권유하며 손실 위험을 축소해 설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책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 법인 고객은 기업은행 간부 4명이 회사로 직접 찾아와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 위험이 없다”며 디스커버리 펀드 가입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게다가 대책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펀드에 가입한 법인 고객 30개 중 16개는 기업은행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책위는 “대출거래에서 우월적인 지위에 있던 은행의 요구를 매몰차게 거부하기 어려웠다. 법인과 중소기업 대표들의 피해가 유독 속출했던 이유”라고 호소했다.

민 의원 또한 “피해자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자본시장법 제 47조 및 49조 위반이자 유사꺾기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할 국책은행이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에 눈이 멀어 기업에 손실을 가한 행위는 매우 부도덕하며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16일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이 30~40년 거래한 중소기업에 디스커버리 펀드를 속여 판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속여 팔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사례가 있었다고 본다. 불완전 판매에 대한 은행 책임을 절대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17~2019년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 판매했으나, 미국 현지 운용사가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의 환매가 지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투자자에 대해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피해자들은 원금의 110%를 돌려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대책위는 2~6일 기업은행 본점 및 금감원, IBK투자증권 등에서 ‘확성기 소음투쟁’을 펼치며 기업은행의 자율배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금감원의 지난 DLF 분쟁조정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등 법인에 대하여 별도의 차감요소 비율을추가로 부여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원금 보존비율이 형편 없이 낮게 결정 될 수 밖에 없다”며 “금감원 분쟁조정 비율의 불리함을 넘어,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반영한 직접 자율배상 100%가적용되는 투쟁을 끝까지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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