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액지수 변동 추이. 자료=통계청
소매판매액지수 변동 추이. 자료=통계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축됐던 내수경기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반등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언제 민간소비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9월 기준 116.3으로 전월 대비 1.7% 증가하며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승용차 등 내구재는 0.7% 감소했으나, 의복·신발·오락·취미 등 준내구재(1.5%↑)와 음식료품·서적 등 비내구재(3.1%↑) 소비는 늘어났다.

소비 회복을 암시하는 지표는 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중 소비자심리지수는 91.6으로 전월 대비 12.2p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상승폭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09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2월(104, 97)과의 격차도 상당히 좁혀졌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카드 매출 또한 증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은 총 228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9000억원(2.7%↑), 전년 동기 대비 11조8000억원(5.4%↑) 늘어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인해카드 승인금액은 3월부터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5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회복하여 9월 현재까지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5월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지급됨에 따라 소비지출이 회복세로 전환된 점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일각에서는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보다 1.9% 증가했지만, 민간소비 항목은 오히려 0.1% 감소했다. 2분기에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V자’ 반등을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더라도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3분기에 부진했던 민간소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약화된 가운데 긍정적 기저효과와 억압수요가 동반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코로나19 재확산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기존의 소비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내수경기가 부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제부터는 질병의 재확산에 따른 내수 침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2차 유행을 경험했으나 소비생활의 유지를 위한 지출이 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재현이 아니라면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올해 감소했던 소비총량이 내년에 모두 복원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연구원은 이어 “대면 서비스업이 비교적 느리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고, 코로나9를 겪는 과정에서 악화된 민간고용 여건도 시차를 두고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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