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가 지난 1일 OTT 시장에 진출했다. 이로써 OTT 시장은 국산 콘텐츠가 다양한 ‘웨이브’ ‘시즌’ ‘티빙’ ‘왓챠’와 해외 콘텐츠로 중무장한 ‘넷플릭스’ ‘유튜브’ 등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토종 OTT는 해외 OTT에 비해 콘텐츠 경쟁력이 밀린다는 견해가 더러 보인다. 다만 UI(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 등 유저 편의는 토종 OTT가 나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기자는 이번에 새단장한 ‘카카오TV’를 써보고 유저 편의를 분석해봤다.

카카오TV는 2015년 출시된 종합 미디어 플랫폼이다. 과거에는 실시간 방송, 동영상 플레이어 역할뿐이었지만, 최근 자체 제작한 드라마·예능 등 콘텐츠 12종을 선보이며 OTT 시장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TV는 8일 기준 총 4가지 경로로 시청할 수 있다. ▲카카오톡 #탭 상의 카카오TV 메뉴 ▲카카오톡에서 카카오TV 채널 추가 ▲PC·모바일 상에서 카카오TV 웹사이트 접속 ▲앱마켓에서 카카오TV 앱 설치 등이다.

카카오톡 #탭 내 카카오TV(왼쪽)과 카카오TV 채널(오른쪽) 메인 화면.

먼저 #탭을 거쳐 접근하는 방법은 카카오톡 외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페이스도 기존 스포츠·쇼핑·FUN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카카오톡 #탭에 익숙한 유저라면 자연스레 사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TV 메뉴에서 스크롤을 내리면 오리지널 프로그램과 핫클립 영상이 보인다. 영상 제목 우측에 ‘알림받기’ 버튼을 누르면 카카오톡 톡캘린더로 알림도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카카오톡에서 카카오TV 채널을 추가하는 방법이다. 친구목록에 카카오TV 채널이 추가되기 때문에 #탭만큼 간편하다. 인터페이스는 더 직관적이었다. #탭을 통하는 것과 달리 프로그램을 최신·인기 별로 시청할 수 있고, 프로그램이 즐겨찾기 및 장르별로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단, 카카오톡 스킨이나 운영체제 고대비 설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PC 환경에서 접속한 카카오TV 웹사이트 메인 화면.
PC 환경에서 접속한 카카오TV 웹사이트 메인 화면(왼쪽). 그리고 모바일 환경에서 접속한 카카오TV 웹사이트(가운데)와 유튜브 웹사이트(오른쪽). 카카오TV와 유튜브 모바일 웹사이트는 프로필과 홈, 동영상, 재생목록 인터페이스 배치가 유사하다.  

세 번째는 PC·모바일상에서 카카오TV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다. 먼저 PC에서는 타 시청 경로와 달리 방송3사와 종편4사, CJ ENM 방송의 핫클립 영상도 채널별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오리지널 채널은 메인 화면에서 스크롤을 꽤 내려야 프로그램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카카오TV 웹사이트를 여는 방법은, 조금만 개선돼도 모든 시청 경로 중에 가장 편리해지지 않을까 싶다. 모바일 웹 메인 화면은 ‘오리지널’과 ‘라이브’ 두 메뉴로 나뉘어 있다. 채널들을 한눈에 보기도 어렵고, 즐겨찾기도 할 수 없다. 단, 영상을 터치하고, 상단의 프로그램명을 누르면 ‘유튜브’를 벤치마킹한 듯한 인터페이스가 나타나 반갑다.

접속 환경별 영상 비율 비교. 모바일 환경에서 접속한 카카오TV 웹사이트에서 영상을 전체화면으로 확대한 모습(왼쪽), 카카오TV 앱 영상 기본 모습(가운데), 카카오TV 앱 영상을 전체화면으로 확대한 모습(오른쪽).

마지막은 카카오TV 모바일 앱이다. 앱은 인터페이스 개선이 가장 시급해보였다. 일단 메인 상단 우측의 회원정보 심벌에 접근하면 ‘즐겨찾기’와 ‘카카오톡 채널’ 메뉴가 있다. 하지만 정작 영상 및 프로그램 채널에는 즐겨찾기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OTT 서비스 론칭 시기에 맞춰 서두른 듯 어설프다. 또 세로로 긴 영상을 전체화면으로 넓혔을 때, 화면 크기에 대응하지 않는 단점도 있다. 모바일 웹사이트에서는 작동하기 때문에 아쉽다. 그래도 영상 좌우측에 빠르게 두 번 터치하면 10초 간격으로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다.

종합해보면 접근성은 국내 서비스 중인 OTT 가운데 최고다. 다만 인터페이스는 개성이 없고 타 OTT들과 차별점을 찾지 못했다. 카카오톡상에서 카카오TV 채널을 추가한 유저가 300만 명이 넘는 상황이지만, 이들이 실질적인 활성 유저로 이어질지 의문이 들 정도다. 개편 전 실시간 방송 시장에서 트위치TV·아프리카TV에 밀렸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다만 아직 개편 초기이고, 카카오TV가 OTT 시장에서는 ‘새내기’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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