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모바일 접근성 인증 앱 현황(연 단위). /자료=각 접근성평가업체 사이트, 그래픽=이코리아

앱 서비스 사업자의 모바일 접근성 개선 노력이 대체로 미흡한 상황이다. 모바일 접근성이란 장애인·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이 비장애인과 차별없이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4일 접근성 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접근성 인증을 받은 앱은 이날까지 62건에 불과하다. 앱마켓에 등록되는 앱은 매년 늘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70건보다도 적은 셈이다. 앱 사업자들이 인증을 받지 않고 자체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업계는 아직 앱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애인 컴퓨터 보유율, 스마트폰 보유율, 장애인 인터넷 이용율 추이. / 사진=웹와치

이 같은 지적은 국회에서도 제기됐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9일 “현행법령은 장애인의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최근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모바일 앱에 대해선 접근성 보장을 위한 근거가 미비한 상황”이라며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실제 장애인·고령자의 앱 이용 환경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례도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시중의 간편결제 앱 대부분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불편한 환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대란’이 일었을 때 '재고 확인 앱'이 고령자들이 쓰기 어렵게 개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구글플레이가 지난해 12월 11일 개최한 접근성 주제 세미나에 참석한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왼쪽)과 서종원 SK텔레콤 T맵 서비스 셀 매니저(오른쪽). / 사진= 김윤진 기자

반면 모바일 접근성 개선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와 우아한형제들, SK텔레콤 등이다.

구글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접근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는 “시각장애인들을 모시고 어떻게 배달의민족을 사용하는지 들으며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한 시각장애인이 ‘실제 음식점에 가면 메뉴의 가격을 알기 어려운데, 배달의민족 메뉴를 참고하며 주문을 진행했다’는 사례를 전했다.

서종원 SK텔레콤 T맵 서비스 셀 매니저는 “T맵 유저들이 어떤 음성 명령을 내리는지 수집하고,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서비스 확장에 활용하고 있다”며 “음성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남녀노소 목소리와 잘못된 발음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 지난해 청각장애 택시기사의 영업활동을 돕기 위해 T맵택시에 ▲콜 누락 방지를 위한 깜빡이 알림 ▲특이사항 전달을 위한 택시기사-고객 간 메시징 기능 ▲고요한택시 배차 시 알림 기능 등을 추가한 전용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접근성평가업계 관계자는 “접근성 확보는 국가정보화 기본법에도 명시돼 있는 사항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 고령자가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준수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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