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게임은 약 8만 개다. 타 플랫폼과 모바일 앱 마켓까지 더하면, 게임은 셀 수 없이 존재한다. 이에 기자는 독자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게임을 맛보며 ‘인생 게임’을 찾는 [30분 리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슈퍼탱크블리츠’는 지난 23일 출시된 모바일 샌드박스 게임이다. 루미디아게임즈가 제작하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서비스하고 있다. 이 게임은 글로벌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슈퍼탱크대작전’의 후속작이며, 편의성을 개선해 캐주얼성을 끌어올렸다.

슈퍼탱크블리츠의 플레이 목표는 탱크를 조립하고 대전을 벌이는 것이다. 부품은 레벨을 올릴 때마다 추가로 얻을 수 있다. 탱크에 탑승하는 ‘파일럿’ 역할인 캐릭터는 특수 기술을 사용해 대전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 캐릭터 역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하나씩 해금돼 현 시점 기준 총 12종을 얻을 수 있다.

슈퍼탱크블리츠에서 기자가 다른 유저와 대전을 벌이고 있다. / 사진=김윤진 기자

슈퍼탱크블리츠에서는 ‘슈퍼탱크’라는 이름에 걸맞은 화려한 탱크도 만들 수 있다. 레벨이 낮을 때는 약 10개의 부품으로만 조립할 수 있지만, 점차 부품 수를 늘릴 수 있어 스마트폰 화면을 벗어나는 거대한 탱크를 제작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처럼 높은 자유도는 ‘샌드박스 게임’으로서 합격점이다.

심한 ‘과금’을 요하지 않는 부분은 무과금 유저에게 장점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은 대체로 유저층이 ‘핵과금’ 10%,‘소과금’ 40%, ‘무과금’ 50%로 나뉜다. 게임을 무과금 유저의 입맛에도 맞춰야 하는 이유다. 물론 슈퍼탱크블리츠도 과금을 하면 캐릭터 레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지만, 레벨이 낮더라도 얼마든지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만의 탱크를 완성할 수 있다.

기자가 조립한 탱크. 이처럼 포대가 뒤쪽에 있으면 상대 타격에 불리해 대전에서 적합하지 않다. / 사진=김윤진 기자
기자가 조립한 탱크. 상대 탱크에 밀려 전복되기 힘들고 포대가 전진 배치된 구조로 대전에 적합하다. / 사진=김윤진 기자

조립한 탱크의 성능을 시험해보는 ‘대전’ 요소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상식적인 물리법칙을 이해하고 탱크를 조립하지 않으면 패배하기 쉽상이다. 예를 들어 세로로 길고 하단이 부실한 형태의 탱크를 만들면 상대의 돌진에 무기력하게 넘어져 원거리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가로로 길고 높이가 낮은 탱크는 균형이 안정적이다. 제작한 탱크가 대전에 적합한지는 대기실에서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대전은 제한시간 2분 동안 상대의 탱크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30초 안에 승패가 갈리고, 현재 대전 상대 매칭은 10초 안에 이뤄지기 때문에 대중교통에서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다.

데스매치, 팀 데스매치, 서바이벌 총 100승을 달성할 때까지 패배는 5회 남짓에 불과했다. / 사진=김윤진 기자

다만 대전 상대 매칭 시스템엔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기자는 100승에 도달할 때까지 대전을 계속했다. 그런데 패배 횟수는 5회 남짓으로 승률이 90% 이상이었다. 대전을 100여 번 진행하는 동안에도 맞수를 만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대전은 탱크의 성능을 시험해보는 ‘시뮬레이터’ 수단으로는 훌륭했지만, ‘전술과 상성을 연구해 승리를 거머쥔다’는 일반적인 대전 게임의 묘미를 느끼긴 어려웠다.

종합해보면 샌드박스 게임으로서는 훌륭하지만, 대전 게임으로서는 아직 미완성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아직 출시된 지 불과 일주일된 게임인 만큼, 거듭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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