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서 열린 故 장준하 선생 37주기 추모식 및 장준하 공원 개원식에서 故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흉상을 매만지고 있다.
【서울=이코리아】유신정권에 맞서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다 지난 1975년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1918~1975)의 타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장준하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와 선생의 유족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재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기념사업회와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63)는 20일 오전 11시께 청와대 민원실을 방문해 사건의 재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진성서를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이 대통령께 장준하 선생 의문사 규명 재조사를 공식적으로 요청드린다"며 "이는 장준하 선생의 묘소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을 37년 만에 처음으로 검사했는데 명백한 타살의 증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 선생의 유족들이 유해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 검시를 의뢰했고 검시 결과 두개골 뒤쪽에 지름 5~6㎝의 뻥 뚫린 구멍과 금이 간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들은 "장 선생의 유골에는 추락사가 아닌 타살의 가능성이 너무도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의혹에 대해) 국가기관이 나서 즉각적인 재조사와 진상규명에 착수해 줄 것을 대통령께 강력히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장 선생의 의문사는 결코 개인적인 사안이 아니다"며 "국가기관의 연속성이라는 이유로 국가기관에서 반드시 밝혀내야 할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 선생은 국가독립유공자로 지정되신 분"이라며 "국가독립유공자의 사망원인이 아직도 명백하게 실체적인 진상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증거부족이라는 이유로 보류·방치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선생이 1975년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하산하던 중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될 당시 중앙정보부 등 권력기관의 타살 의혹이 제기됐지만 간단한 검안만 진행됐을 뿐 사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검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장 선생 사망 당시 실시된 검안에서도 머리 부위에 가로·세로 2㎝ 크기의 흉기에 찍힌 상처가 발견됐고 오른팔과 엉덩이 부위에서는 의문의 주사자국이 남겨져 있어 타살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

또 경찰은 당시 사망 원인에 대해 "높이 14m의 낭떠러지에서 실족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암반에서 굴러 떨어진 사람치고는 몸에 큰 외상이 없어 타살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후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장 선생의 타살 의혹을 조사했지만 '진상규명 불능'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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