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수형.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버드나무 수형.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올해는 장마가 예년에 비해 빠르게 찾아왔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장마는 작년과 비교하면 약 보름 정도 빠르다고 한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평년보다 덥고 그 기간도 길다고 한다.

더위를 피해 많은 사람이 찾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하천이다. 하천은 일 년 내내 많은 물이 내려가는 곳으로 숲속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이 있는 곳이다. 숲속의 계곡은 하천보다 경사가 급하므로 많은 비가 내리더라도 금방 물이 빠진다. 이에 비해 하천은 비교적 평평한 곳에 있어서 홍수가 나서 물이 범람하게 되면 한동안 물에 잠겨 있는 곳이 많아 수년을 한 장소에서 살아가는 나무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런 하천 주변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는 나무가 오늘 소개할 ‘버드나무’이다.

버드나무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버드나무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버드나무는 우리나라 전국의 하천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우리나무이다. 버드나무의 학명은 ‘Salix koreensis Andersson’로 여기서 ‘koreensis’는 라틴어로 한국에 살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버드나무 영어 이름 또한 ‘Korean willow’로 이름에서도 우리나라에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라 할 수 있다.

버드나무라는 이름은 가지가 부드럽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가지가 부드러워서 이른 봄, 가지에 물이 오르는 때에 어린아이들의 버들피리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조선의 발명왕으로 잘 알려진 장영실이 소년 시절, 입술이 부어서 식사를 못 해 쇠약해진 동래현 현감에게 버드나무로 빨대를 만들어 빨대로 미음을 빨아 먹도록 해 건강을 회복시켰다는 일화도 있다.

버드나무는 부드러운 가지를 가지고 있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시원함과 부드러움을 연상시킨다. 버드나무는 줄기와 잎 모양에서도 매끄럽고 밝은 갈색의 줄기와 가느다랗고 날씬한 잎이 특징이다. 하천 주변에서 주로 만날 수 있는 버드나무는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수양버들과 다르게 곧게 가지가 달리는 특징이 있다. 

호랑버들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호랑버들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하천에서 주로 보는 버드나무와 다르게 숲속에서 주로 자라는 버드나무 종류로서는 호랑버들과 갯버들이 있다. 갯버들은 숲속 계곡 주변에서 자라는 특징이 있다. 갯버들이라는 이름은 이름처럼 개울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 줄기가 곧게 자라는 교목인 버드나무와 달리 갯버들은 관목으로 지면에서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나와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갯버들의 잎은 버드나무와 비슷하게 날씬한 모양이지만 잎맥이 많고 뒷면에 털이 많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갯버들은 줄기와 겨울눈에도 하얀 솜털이 많이 발달한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호랑버들은 갯버들과 마찬가지로 계곡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버드나무이면서 또한 산의 능선부에서도 볼 수 있는 나무이다. 대부분의 버드나무 종류는 물이 많고 수분이 충분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호랑버들은 비교적 건조한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강인한 특징이 있다. 호랑버들은 버드나무, 갯버들과는 다르게 잎이 두껍고 폭이 넓으며 뒷면에 털이 밀생하여 흰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호랑버들 수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호랑버들 수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버드나무류는 버들강아지라고 부르는 이른 봄 꽃이 피기 전 복슬복슬한 모양의 꽃차례가 매력적이며 정원수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른 나무에 비해 생장이 빠른 속성수의 가치를 인정받아 바이오매스를 생산하기 위한 재료로도 활용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더욱 우수한 버드나무 개발을 위해 다양한 버드나무를 인공교잡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최근 호랑버들과 갯버들의 인공교잡 연구를 통해 원종보다 약 1.6배 생장이 우수한 교잡종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향후 바이오매스 생산뿐만 아니라 우수한 생장 특성을 바탕으로 환경 정화를 위한 용도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갯버들 줄기.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갯버들 줄기.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갯버들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갯버들 잎.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우리나라 숲과 하천을 지키고 있는 버드나무, 호랑버들, 갯버들이 있다. 이들 모두 우리 민족과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친숙한 나무들이며, 더운 여름 하천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아름다운 정원수로 우리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미래의 새로운 자원과 환경 정화의 역할을 담당할 소중한 우리나무들이다.

다가오는 여름 하천과 숲속의 계곡에서 시원하게 우리를 맞이하는 나무들을 만난다면 우리나라의 소중한 버드나무 3형제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아 보내주기를 바라본다.

[필자소개]

임효인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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