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대 출신 연구자 3명과 벤처투자자가 공동설립한 바이오기업

사진=모더나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모더나 홈페이지 갈무리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기다리는 가운데 미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는 18일(현지시간), 코로나 백신 후보(mRNA-1237)의 1차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18~55세의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세 집단으로 나눠 mRNA-1237을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 250㎍씩 두 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모더나에 따르면, mRNA-1237을 두 번째 투여한 뒤 2주가 지나자 25㎍ 집단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 중인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으며, 100㎍ 집단에서는 그 이상의 항체가 만들어졌다. 또한, 최소 8명(25㎍ 4명, 100㎍ 4명)의 시험 참가자에게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도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 mRNA-1237은 어떤 약?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mRNA-1237은 핵 안에 있는 DNA의 유전정보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전달해 단백질을 생성하게 만드는 ‘전령 RNA(Messenger RNA)’를 활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표면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간 세포와 융합하는 과정을 거쳐 감염된다. 모더나는 이에 착안해 가공된 mRNA를 인체에 투여한 뒤 바이러스의 돌기와 유사한 단백질을 생성시켜 우리 몸이 이를 항원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즉,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를 해킹한 가짜 바이러스를 인체에 투입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는 것. 현재 승인된 백신 중 이러한 기술을 사용한 경우는 아직 없다.

◇ 하버드 의대 출신 연구자 3명 설립 참여

이번 1차 임상시험 결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모더나는 지난 2010년 하버드 의대 줄기세포 연구소의 데릭 로시 교수 등 3명의 연구자와 1명의 벤처투자자가 공동 설립한 바이오기업이다. 로시 교수는 피부세포에 합성 mRNA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역분화시켜, 빠르고 안전하게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해 2011년 타임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모더나는 2013년 스웨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mRNA를 통해 심혈관, 신장, 소화기 질환 및 암 치료제를 5년간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가 모더나에 선지급하기로 한 지원금 총액은 약 2억4000만달러로 당시 제약업계에서 임상시험도 없이 체결한 계약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알렉시온 제약과 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1억2500만 달러 규모의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모더나는 지난 2018년 12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는데, 당시 모더나가 나스닥에서 조달한 6억2100만 달러(주당 23달러, 2700만주)는 역대 바이오기업 IPO 중 최대 규모다. 

지난 2016년에는 유럽에서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mRNA-1440에 대한 1차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감염병 치료제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 2월말에는 코로나19 백신인 mRNA-1237에 대한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관심을 모았고, 18일 1차 임상시험 성공 소식을 전하며 또 다시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 모더나의 주가는 임상시험 낭보에 힘입어 전일 대비 20% 상승한 80달러로 급등하며, 시가총액 또한 약 300억 달러(약 37조원)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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