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4일(현지시간) 테드(TED) 온라인 인터뷰에서 강력한 폐쇄정책을 최소 6주 이상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테드(TED) 영상 갈무리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4일(현지시간) 테드(TED) 온라인 인터뷰에서 강력한 폐쇄정책을 최소 6주 이상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테드(TED) 영상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4월 12일)까지 경제활동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며, 조만간 방역대책을 완화할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 및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라가 멈춘 상황에서 전염병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지켜보기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부활절까지 이 나라가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6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가이드의 적용 시한인 15일이 종료되는 이달 말부터 강력한 폐쇄정책을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역대책 완화 논의가 너무 이르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이날 테드(TED) 온라인 인터뷰에서 방역대책을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라는 권고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빌 게이츠는 “이탈리아나 중국과 같은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계속 셧다운(폐쇄정책)을 최소 6주 이상 유지해야 한다”며 “중간지대는 있을 수 없다. 사람들에게 구석에 쌓여있는 시체를 무시한 채 계속 외식을 하고 새 집도 사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경제활동 재개를 논의하기에는 지나치게 빠르다. 2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만76명, 사망자는 6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1만명을 돌파한 뒤 하루 평균 1만명씩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률이 3일마다 두배씩 늘고 있다”며 “2~3주 뒤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어 인공호흡기 3만개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연방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엄중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경제 지표만을 신경쓰느라 조급하게 방역대책을 완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스스로 기니피그가 된 의사와 연구자들이 형성한 ‘자가실험’이라는 오랜 전통이 있다”며 “현재의 폐쇄정책을 중단하고 싶다면 트럼프와 백악관이 먼저 앞장서보라”고 비꼬았다. 

빌 게이츠 또한 경제적 판단이 의료적 판단에 우선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빌 게이츠는 “이번 사태(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력은 엄청나다. 일생 동안 경제에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도 “경제를 정상화하는 것은 일상을 정상화하는 것에 비해 더 쉬운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적 차원의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질병과 사망이라는 차원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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