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PD수첩이 '환자인가?상품인가? 성형공장의 비밀'을 주제로 성형외과의 비리를 집중취재했다. (사진=MBC-PD수첩 캡쳐) 김봉수 기자 kbs@ekoreanews.co.kr
MBC-PD수첩이 환자의 안전이 우선되지 않은, 수술공장을 방불케 하는 G성형외과를 파헤쳤다.

지난 15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환자의 안전이나 보호보다 돈벌이에 급급한 G성형외과의 문제점이 방송됐다.

이 병원은 고용의사들의 자기결정권도 없을 만큼 불합리한 근로계약으로 노예와 같은 일정을 소화하도록 병원을 운영해왔다.

작년 12월9일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눈과 코 수술을 받던 여고생이 뇌사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술을 맡았던 집도의는 병원 측이 진료기록을 조작하며 사고의 진실을 덮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의사는 "하루 16건까지도 수술을 한 적이 있다"며 "수술 중인 환자가 깨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여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환자를 더 많이 받기 위한 병원 방침에 따라 수술 중간에 다른 환자를 상담하러 나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G성형외과의 병원로비와 상담실은 화려한 인테리어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정작 위생이 철저해야하는 수술실은 수술공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수술실 한곳을 커텐같은 칸막이를 사용해 여러개로 나누어 놓고 한번에 여러명을 수술했고, 그 소음과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환자를 위한다고 보여지지 않았다.

또한 의사가 아닌 상담실장이 정한 수술법에 따라야 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수술을 하기 위해 타이머로 수술 시간을 점검 받았다는 의사들,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는 근로계약서에 묶여 의사로서의 자기 결정권을 잃어 버렸다.

G성형외과 전직의사는 "자기결정권을 거의 포기해야 되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수술방에서 조금이라도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밖에없습니다. 수술하면서도 마음이 개운치가 않고 너무 힘들죠"라고 말했다.

G성형외과 전직상담실장은 "결국 터졌구나. 사건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데 빨리 일어나냐, 늦게 일어나냐 그 차이였던 것 같아요. 이번이 화두가 된 거지. 다들 말하죠. 언젠가 그럴 줄 알았다."

'성형의 메카'로 불리는 강남에는 무려 320개의 성형외과 병원이 밀집돼 있다. 지하철과 버스에 탑승하는 사람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성형외과가 제시한 다량의 화려한 광고에 노출된다.

할인을 미끼로 긍정적인 후기를 유도하고 부정적인 정보는 차단시키는 병원들, 성형외과 광고의 적극적인 규제 방침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여고생 뇌사 사고 병원의 병원장을 의사회에서 제명하기로 발표하고 일부 성형외과의 비리를 인정하며 의료계 내부에서부터 반성의 목소리를 높이기로 결의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이상목 회장은 "자기 식구 감싸기 행태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우리의 불합리한 문제들을 낱낱이 국민들에게 오픈하면서 자성의 고백을 하지 않으면 공멸을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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