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10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라는 뜻의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학 총장이 쓴 휘호. (사진=뉴시스)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10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라는 뜻의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학 총장이 쓴 휘호. (사진=뉴시스)

올해의 사자성어에 ‘공명지조’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15일 1046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명지조'가 33%(347명·복수응답)의 표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교수를 대상으로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해오고 있다. 

공명조는 한 몸뚱이에 두 개의 머리가 달린 새를 뜻하며 불교 경전에 나오는 말이다. 아미타경(阿彌陀經)에 극락세계에만 살다는 공명조(共命鳥)라는 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새는 몸은 하나지만 머리와 마음은 2개였다. 이 새는 목소리리가 대단히 아름다웠는데 특히 한쪽에서 나오는 소리가 또 다른 머리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더 아름다웠다. 그래서 늘 소리가 나뿐 쪽의 머리가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머리에게 질투하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새가 사라지면 열등감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독약을 먹였다. 그래서 아름다운 목소리가 나는 새의 머리가 죽게 되었는데 그와 동시에 독을 먹인 쪽의 머리도 동시에 죽고 말았다. 이는 둘 다 한몸에 걸처져 있는 개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었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교수들의 뜻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교수신문 측에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위는 ‘어목혼주’(魚目混珠)가 300명(29%)의 추천을 받았다. ‘어목’(물고기 눈)이 진주로 혼동을 일으켜 무엇이 어목이고 진주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문성훈 서울여대 교수(현대철학과)는 “올해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였다. 대통령이 임명했던 조국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 하나는 어목이거나 진주일 수 있고, 아니면 둘 다 진주이거나 어목일 수 있다. 올해는 무엇이 어목이고 진주인지 혼동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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