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경찰 첫 실탄 발사, 시위대 화염병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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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 첫 실탄 발사, 시위대 화염병 맞서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8.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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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주말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대치 중인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해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BBC 방송화면 갈무리>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과 정부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시위에서는 경찰이 처음으로 실탄을 발사하는 등 진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직접 개입에 대한 전망도 제기된다.

25일 홍콩 경찰은 이날 12번째 열리는 송환법 반대 주말집회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물대포와 최루탄뿐만 아니라 실탄까지 동원해 비판을 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경찰의 실탄 발포는 이날 공식 집회를 마친 뒤 시위대 중 일부가 췬안 공원 인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자, 시위대도 벽돌과 화염병 등으로 맞서며 충돌이 격렬해졌고 이 과정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린 것.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휘두르는 쇠막대에 위협을 느낀 경찰관이 발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경찰은 경고용으로 공중을 향해 발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에서 또다시 격렬한 충돌이 발생하면서 송환법 정국의 안정화는 요원한 일이 됐다. 특히 사태가 점차 악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에서 발생한 폭동에 개입하는 것은 중국 중앙 정부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중국 정부가 시위 진압에 직접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3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 집결해 시위 진압에 군대가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은 14일 자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군용 차량이 대기 중인 사진을 공개하며 홍콩에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군대 투입과 같은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군대를 동원해 홍콩 시위를 진압할 경우 홍콩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데다, 국제 사회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고립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 특히 미국과의 무역전쟁 중인 상황에서 군대 투입으로 명분을 잃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군대 투입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내비쳐 시위대를 압박하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 이반 초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계속 홍콩 시민들에게 군대 투입 가능성을 떠올리도록 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군대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군대 투입 가능성이) 일종의 심리적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딜레마는 군대 투입을 포기할 경우 사태 해결을 위해 택할 정치적 수단도 딱히 없다는 것. 홍콩은 행정장관을 간선제로 선출하는데, 선거인단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어 구조적으로 친중국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즉, 중국 정부는 이미 홍콩에 충분히 정치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 오히려 그러한 개입이 홍콩 시민들의 격렬한 반발을 초래했기 때문에, 친중 성향인 홍콩 정부를 더 친중 인사로 채운다고 해도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홍콩 시민들의 강한 불신을 받는 캐리 람 행정장관을 사퇴시키며 급한 불을 끄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 시민들의 저항을 정부가 수용했다는 인식이 본토에 확산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일이기 때문. 딕슨 밍 싱 홍콩과기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원한다면 캐리 람 장관을 사퇴시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정부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중국 정부는 대중의 의견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여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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