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와이즈앱

유료방송 및 OTT 서비스 등 방송매체산업은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독 OTT 서비스가 영향력을 넓히는 속도가 매섭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금은 여러 방송매체산업이 동반 성장하고 있지만, 유료방송이 OTT 서비스에 밀려 사양길로 접어들 때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글로벌 OTT 서비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첫해인 2016년에 유료구독자를 약 8만명 모으는 데 그쳤지만, 올해 153만명까지 늘렸다. 불과 3년 만에 2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OTT 서비스 1인자 유튜브는 3천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IPTV 시장을 장악한 올레TV,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올해 4월 기준 총합 1,700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매년 감소해 현재 10% 내외에 머물러 있다. 케이블TV는 2017년부터 IPTV에 가입자 수를 역전당했을 정도로 정체됐다.

OTT 서비스와 유료방송의 성장 격차가 큰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IPTV가 케이블TV를 대체하는 것과 동시에, OTT 서비스는 IPTV를 서서히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OTT 서비스는 스마트폰, PC, IPTV, 스마트TV 등 시청환경이 다양하고 구독료도 저렴하다. 하지만 유료방송은 매개체가 TV뿐이다. 장점은 실시간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 외엔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OTT 서비스를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의 대체제로 인식한다. OTT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자리매김한 미국에서는 ‘코드커팅’이라는 개념도 생겨났다. 코드커팅은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 서비스로 넘어가는 현상을 ‘TV선을 끊는다’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됐다.

최근 우리 정부도 유료방송과 OTT 서비스를 동일업종으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 대부분이 OTT 서비스 사업도 겸하면서 두 시장의 구분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종합편성채널은 ‘JTBC NOW’, ‘TV조선’ 등 OTT 서비스 앱을 운영하고 있으며, IPTV 사업자들도 ‘B TV+’, ‘올레TV 모바일’, ‘U+모바일’ 등으로 OTT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전문가들은 유료방송이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통신사 결합 할인’을 꼽았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IPTV를 이동통신, 인터넷전화 서비스와 함께 이용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비싼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IPTV사업자들이 글로벌 OTT 서비스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최근 가입자 수가 소폭 늘었다. SK텔레콤은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준비 중인 ‘디즈니 플러스’와의 제휴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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