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 상원의 가상화폐 청문회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잠시 회복세에 들어섰다. <사진=빗썸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몇몇 가상화폐 전문가들이 최근 불고 있는 국제적인 규제 움직임이 오히려 가상화폐 시장을 반등시킬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달 넘게 하락세가 이어져오며 부정적인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나온 낙관론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일 미 상원 가상화폐 청문회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우호적 발언이 나온 이후, 가상화폐 시세는 하락세를 멈추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8일 오전 11시 40분 현재 전일 대비 5.6% 상승한 882만원(빗썸 기준)을 기록 중이다. 여타 가상화폐들도 전일 대비 3~10% 가량 오른 가격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투자정보매체 모틀리풀(the Motely Fool)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 이후 이어지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이 반등에 대해 청문회에서 규제 논의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원 청문회에서 논의된 것은 가상화폐공개(ICO) 사기 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뿐, 블록체인기술과 가상화폐의 성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모틀리풀은 가상화폐 관련 규제가 부족한 것이 오히려 가상화폐 지수(ETF)와 같은 다양한 투자옵션의 개발과 투자유도에 있어서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규제 움직임이 오히려 가상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의견을 밝혔다. 가상화폐 분석사이트 크립토컴패어(CryptoCompare)의 최고경영자인 찰스 헤이터는 지난 7일 미국 IT 전문매체 매셔블(Mashable)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규제 움직임은 긍정적이며 시장에 장기적인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전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데 꼭 필요하다는 것. 헤이터는 최근 영미 은행권에서 앞다투어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구매 금지 조치를 도입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헤이터는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구매 금지는 합리적인 조치다. 역사적으로 봐도 사람들에게 빚을 내서 투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경솔하게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화폐 투자회사 코인IRA의 CEO 트레버 거츠 또한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규제로 인해 신용도 낮은 투자자가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미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 금지로 인한 엄청난 혼란을 겪은 투자자들이 최근 계속되는 국제적 규제 강화 움직임을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츠는 “중국은 이미 갈 데까지 갔다. 향후 중국정부의 조치가 두려워 시세가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올해 가상화폐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예상을 내놨다. 헤이터는 “여전히 수많은 기업과 자본이 가상화폐 시장을 작동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러시아, 에스토니아, 베네수엘라 등이 검토 중인 국가 주도 가상화폐의 발행을 긍정적 요소로 제시했다. 헤이터는 “(국유 가상화폐들이) GDP와 부를 증대시키고, 돈의 흐름을 촉진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거츠는 미 증시의 하락세에 주목했다. 거츠는 “다우지수의 1200포인트 하락으로 시장 불안감이 상승하고 주식시장의 올해 실적이 저조할 경우, 투자자들이 주가폭락을 피하기 위한 피난처로 가상화폐를 찾으면서 시세 반등이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영국 금융스타트업 레볼루트(Revolut)의 최고경영자 니콜라스 스토론스키는 “가상화폐 시세는 시장 건전성의 유일한 지표도, 가장 중요한 지표도 아니다”라며 섣부른 비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가상화폐 시세 폭락에 대해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여러 번 봐왔으며 앞으로도 보게 될 것이다. 가상화폐의 잠재력은 거대하며 우리는 빙산의 일각을 보고 있을 뿐이다. 가상화폐는 앞으로도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