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6S. <사진 출처 = 애플 홈페이지>

[이코리아]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21일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오래될수록 전력 공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폰이 예상치 못하게 꺼질 수도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 최대 전력 소비량을 낮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해왔다”고 밝혔다. 애플이 해당 업데이트를 적용해 작동 속도를 느리게 한 제품은 아이폰7, 아이폰6S, 아이폰6 아이폰SE다.

애플은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AP 속도가 감소하도록 조정했다. AP는 스마트폰의 심장으로 불리는 중앙처리장치다. AP 속도가 감소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은 증가하지만, 그만큼 스마트폰 앱 작동 속도는 느려진다.

이에 아이폰 유저들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아이폰 괴담’이 사실이었다며 애플을 질타하고 있다. 유저들은 “신제품을 팔기 위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시킨 것이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애플은 유저들에게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공지해야 됐다”고 비난했다.

그간 성능 저하 원인에 대해 묵묵부답이었던 애플이 태도를 바꾼 이유는 최근 논란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9일 미국의 한 아이폰 유저는 자신의 아이폰6S의 작동 속도를 측정해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공개했다. 해당 유저는 2년간 사용해온 아이폰6S의 작동 속도를 관련 프로그램으로 측정한 뒤,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해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배터리 교체 전후 앱 작동 속도는 2배가량 차이 났다.

지난 18일 IT기기 성능 테스트 사이트 긱벤치도 아이폰 괴담을 검증했다. 긱벤치는 전 세계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6S의 성능을 통계적으로 분석했고, 그 결과 “애플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아이폰의 성능이 저하되도록 장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잇따른 아이폰 성능 저하 의혹을 인정하자 외신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천 달러짜리 제품을 고작 1년 정도만 멀쩡히 쓸 수 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애플이 배터리 사용시간 개선을 위해 속도 저하 방식을 썼다고 하지만, 애초에 아이폰의 배터리를 보다 쉽게 교체할 수 있게 만들었으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IT·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며 "아이폰 유저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신적으로 추앙받던 애플이 유저들의 신뢰를 저버리게 됐다"고 전했다. BBC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작동 속도를 느리게 하기 전에 유저들에게 먼저 업데이트 의도를 설명해야 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유저들의 거센 비난에도 “우리의 목표는 유저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종합적인 성능뿐 아니라 기기 수명의 연장도 포함된다”며 향후에도 해당 업데이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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