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이 들끓고 있다. 박주원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의혹' 제보와 관련, 호남계 의원을 중심으로 당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박 최고위원이 안철수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당 내분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제보자로 지목된 박 최고위원은 “오늘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완전히 소설이다. 저는 누구한테도 그런 제보를 한 적 없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박 최고위원은 어떤 의도로 주성영 의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했는지 즉각 해명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던 것과 같은 양상이다. 허위 제보로 야당 지도자를 정치적으로 살인하려 했던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박주원 최고위원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검찰에서 범죄정보를 담당했던 사람인데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비록 당에 들어오기 전에 의 행위라 할지라도 한나라당과 야합해서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을 폄하하는데 앞장섰다면 절대 이대로 넘어가선 안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당의 정체성에 논란이 될 수 있고 백척간두의 위기에 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부의장은 이어 "당에서 즉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도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그 문제는 일단 지도부에서 논의하는게 좋겠다“며 공개된 자리에서 확전을 꺼렸다. 김 원내대표는 오후 4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했고,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인천을 방문 중인 안 대표에게 급히 연락해 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안 대표는 내일 (9일) 2박3일 일정으로 호남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 점을 의식해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서 안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혹시 사고가 생길 우려가 있는 만큼 제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곤혹스런 처지다. 최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이어 또 다시 대형 악재를 만났기 때문. 박 최고위원의 제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의 민심 이반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박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의 측근으로 바른정당과 통합을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살은 안 대표에게 옮겨가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선 안 대표가 이 사안에 대해선 ‘철수’ 하지 않고 정면 돌파할 거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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