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퀸즈파크레인저스)이 결장한 가운데 소속팀 QPR은 풀럼FC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QPR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라벤 코티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혈투 끝에 2-3으로 졌다.

지난 16일 아스톤 빌라와의 30라운드 경기에서 '시즌 4호 도움'을 기록했던 박지성은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윤석영(23)의 데뷔전도 미뤄졌다.

져서는 안 될 경기였다. QPR(4승11무16패·승점 23)은 이날 패배로 1부 리그 잔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승점을 챙기지 못한 채 리그 19위에 머물렀다. 강등권(18~20위) 탈출의 마지노선인 17위 위건과의 승점 차(7점)도 좁히지 못했다.

QPR은 앞으로 남은 리그 7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야만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다음 경기는 오는 8일 열리는 위건 애슬레틱과의 리그 32라운드다.

풀럼(11승9무11패·승점 42)은 승점 3점을 더하며 스완지시티를 제치고 리그 9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필승 의지를 다진 레드냅 감독은 이날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해 골 사냥에 나섰다. 바비 자모라를 최전방 공격수에 세웠고 타랍에게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을 부여했다. 좌우 측면에는 안드로스 타운젠트와 로익 레미를 기용했다.

레드냅 감독의 의도는 좋았으나 갑작스레 구축한 공격 일변도 전술은 팀의 조직력을 떨어뜨리는 악수로 작용했다.

지나치게 공격 라인을 끌어올린 QPR은 중원 싸움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전반 초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수들의 부담감은 가중됐고 결국 풀럼에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7분 크리스토퍼 삼바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아샤칸 데야가를 막기 위해 무리한 태클을 시도했고 이는 페널티킥 판정으로 이어졌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베르바토프는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풀럼의 파상공세에 집중력을 잃은 QPR 수비는 어이없는 실책으로 추가골까지 헌납했다.

전반 22분 페널티 지역에서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하던 삼바가 베르바토프에게 공을 빼앗겼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은 베르바토프는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수비 불안에 시달리던 QPR은 불운까지 겹치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전반 41분 QPR 진영 왼쪽 측면에서 강하게 올라오던 크로스가 문전에 서 있던 클린트 힐의 몸에 맞았고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QPR은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다.

전반 44분 풀럼의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가 센터 서클 근처에서 패스 미스를 범했고 공을 잡은 타랍이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탄 QPR은 후반 시작부터 총공세를 펼쳤다. 곧바로 결정적인 기회를 얻었다.

후반 2분 타랍이 카라구니스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레미가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레미의 오른발 땅볼슛이 마크 슈워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풀 기세가 꺾이는 듯 했으나 레미는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6분 스테판 음비아의 절묘한 전진패스를 받은 레미가 오른발슛으로 골을 뽑아내며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대역전극을 노리는 QPR과 1골 차 승리를 지키려는 풀럼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승리의 여신이 QPR을 향해 미소짓는 듯했다.

후반 32분 스티브 시드웰이 아르망 트라오레에게 거친 파울을 범하며 그대로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세를 점한 QPR은 공격의 고삐를 더욱 거세게 당겼다. 하지만 작정하고 수비에 나선 풀럼의 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QPR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내지 못한 채 2-3으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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