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정몽준 전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 전대표는 대선출마 선언문에서 "산업화,민주화에 이어 국민통합이라는 기적을 이루겠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새로운 역사, 새로운 기적,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본격적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 전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마 선언 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상당 시간을 박 위원장을 겨냥, 비판적 입장을 밝히는데 할애했다.

앞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막연한 대세론을 가지고는 어렵다. 살아온 길이나 여러가지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와 박 위원장은 매우 다르다"며 박 위원장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을 뛰어 넘어, 정 전 대표는 박 위원장의 '리더십' 자체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이 열심히 했지만, 새누리당은 정당으로서 생명력이나 자생력을 완전히 상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단호한 어조로 박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특히 "새누리당은 일인 지배 체제다. 좋게 말하면 박 위원장이 리더십을 확고히 장악한 것이고, 다르게 표현하면 일인 지배 체제를 확실히 한 것이다"며 "때문에 당의 생명력이나 자생력이 전혀 없고,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 돼 10년전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박 위원장의 리더십을 겨냥했다.

정 전 대표의 이같은 지적은 최근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꾸려진 차기 지도부 명단이 도는 등 4·11 총선 이후 사실상 전횡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친박계를 겨냥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파벌 정치 타파'를 언급하며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당대회를 주장했지만 '시간이 없고,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계간 갈등이 커진다'고 (전당 대회를) 안했다"며 "지금 친이-친박간 화합이 됐나. 친박이 친이를 힘으로 누르며 많이 내보내는 형편인 것 같다"고 가시를 세웠다.

이어 "당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친이-친박의 갈등 구조를 해소하지 못한데 대한 커다란 책임을 느낀다"며 "그러나 그 계파를 조종하는 사람은 더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 위원장도 파벌 정치를 많이 이야기 해 왔는데 최근에는 왜 그런 말을 안하느냐"며 "박 위원장이 지금은 파벌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박 위원장 대비되는 본인의 강점'에 대한 질문에도 "박 위원장 보다 바깥 세상에서 일을 많이 했고, 산업 현장에서 일을 많이 해봤다"며 "이런한 것들이 박 위원장과 다른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방식으로 요구한 '완전국민참여경선제도(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박 위원장이 부정적인 것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대표는 "박근혜 위원장도 10년전 '상대당이 국민 참여 경선을 하는데 우리는 왜 안하는냐'며 탈당한 분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런 분이 이제 와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안하겠다는 것은 저는 이해가 안된다. 박 위원장도 이 문제에 대해 숙고해주길 기대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박 위원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약속과 원칙'의 문제점도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는 "박 위원장은 본인이 한 이야기에 대해 약속을 꼭 지키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은 저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렇지만 실제로는) 박 위원장 본인이 말한 것과 행동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 그런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정 전 대표는 외교 정책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의 모든 중요한 문제는 그 해결방법이 국내에서만 찾을 수 없고, 국제적인 협조를 통해서 가능하다. 국내 정치 안에서만 성장한 지도자가 현실에 맞는지 생각을 하게 되고, 외교적인 문제는 학교에 공부만 해서 충분한게 아니다"며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본인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박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데 대해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런식으로 박 위원장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새누리당이 생명력과 자생력이 없다면 어떻게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했겠나"며 "당의 생명력과 자생력이 없는데 과반 의석을 준 국민은 뭐가 되는 것이냐"고 정 전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 역시 "대통령 출마 선언은 가치와 비전을 보여 주는 자리이지 상대를 깍아 내리는 자리가 아니다"며 정 전 대표의 발언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뉴스1)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