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 계곡과 같은 인기 피서지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음주는 성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어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발생건수는 전국적으로 ▲2012년 2만2933건 ▲2013년 2만8786건 ▲2014년 2만9517건 ▲2015년 3만651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주취상태의 성폭력 범죄 건수 역시 ▲2012년 6181건 ▲2013년 7383건 ▲2014년 7967건 ▲2015년 8248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성범죄가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야와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야외 활동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휴가철 피서지에서의 성범죄는 음주와 연관이 많다. 혼잡한 인파, 노출, 물놀이 등 한껏 들뜬 분위기에서 헌팅 등 즉석만남이 쉽게 이뤄질 수 있고 음주까지 더해지면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17일 오전 2시 50분경 강원도 양양의 한 해수욕장에서 만난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술을 마시고 술병으로 여성을 때려 제압한 후 성폭행한 혐의로 김모(23)씨가 체포당한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체포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알코올은 이성적인 생각이나 판단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을 억제시켜 사람을 본능적으로 변하게 만든다"며 "술 자체가 충동조절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충동적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우리 뇌는 계산하고 판단하는 등 이성적인 정신 기능에 관여하는 신피질과 감성이나 본능에 관여하는 구피질로 이뤄져 있다.

알코올은 먼저 신피질에 작용해 뇌 기능을 둔화시켜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자제력을 약화시킨다는 게 전 원장의 설명이다.

또한 구피질을 통제하는 신경계통을 마취시켜 평소 신피질에 의해 억눌려있던 구피질이 해방되면서 숨겨져 있던 본능이나 욕망이나 욕구, 금기된 행동이 표면에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전용준 원장은 "성범죄의 경우 가해자의 40% 이상이 음주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여름 휴가철에 불미스러운 성범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을 잃거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과음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