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고위 관료와 면담을 마친 후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7일 오전 1시 10분께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박상진 삼성SDI 사장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새벽에 귀국하느라 다소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중국 현지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듯 표정은 밝아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시안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보니 이제 막 파이프를 심는 등 건설이 진행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잘 준비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중국 산시성의 자오정용 서기, 루친지엔 성장 등과 만나 오후 늦게까지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과 도쿄에서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함께 동행한 전동수 사장도 "중국 공장은 현재 잘 건설 되고 있으며 중국 현지 관료들도 반응이 좋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최근 불산 누출 사고로 죽은 고인의 유족들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정부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 "대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일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김종중 사장 등 삼성 그룹 수뇌부들과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는 이건희 회장을 만나 최근 삼성을 둘러싼 불산 누출 사태와 유산 소송 판결 등을 보고했다.

이후 5일 귀국했다가 곧바로 전동수 사장, 박상진 사장 등과 함께 중국행에 올랐다. 이후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지 고위 관료인 산시(陝西)성의 자오정용 서기, 루친지엔 성장 등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들과 만나 "현장을 둘러보니 삼성전자가 시안을 선택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며 "시안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는 효율적이고 안전할 뿐 아니라, 친환경적으로 건설된 이후에도 산시성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사실상 삼성전자의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최지성 부회장, 권오현 부회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지만 이번 출장에서는 사장단들을 직접 대동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최지성 부회장, 권오현 부회장 등과 함께 리커창 총리를 만났고 8월 왕치산 중국 부총리와의 면담에서도 최지성 부회장과 함께 했다. 8월 중화권 최대 기업인 홍콩 청콩그룹 회장을 만날 당시에도 이건희 회장의 조력자 역할만 감당했다.

당초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 이유 중 하나로 해외 바이어와 해외 국가 정부의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회장이라는 직함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처럼 향후 이러한 이 부회장의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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