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촉발된 환율전쟁에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환율정책으로 외국인들의 자금이 투자 매력이 높아진 일본 주식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코스피의 하락 추세도 가파르다. 1월31일 기준 코스피는 1960선을 간신히 지켰다. 올해 초 개장일인 지난 1월2일(종가 기준)에 비해서는 69.16포인트(-3.40%) 밀린 수치다.

하지만 일본 증시의 흐름은 다르다. 일본니케이225지수의 올해 개장 첫날 종가인 10688.11로부터 상승세가 이어져 31일 지수는 11138.66을 기록했다. 이는 4.77% 오른 수치다. 또 이날 장중에는 11145.38까지 올라 최고가를 찍었다.

◇"엔저 현상·외국인 순매도 당분간 지속"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율 추세가 이어져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흐름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데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된다"며 "엔화약세는 중장기로 보면 (추세가) 맞다. 외국인 수급도 약세일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의 지지부진한 흐름도 2월에도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 '어닝 시즌(실적 발표 시기)'이 지속될수록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가 약세기조 자체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상승에 대한 모멘텀(계기)은 제한적이다. 기업들의 실적 시즌에도 텀(간격)이 생기니까, 2월 달은 박스권에서 크게 벗어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제적 압박에 엔화 약세 기조가 주춤해 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독단적으로 (엔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다. 지난 1990년 중반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80~120엔까지 갔었는데 이를 전세계가 묵인해줬었다"며 "지금은 그런 공조에 의한 게 아니라, (아베 총리에 의해) 독단적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압박을 받아 약세 기조가 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IT보단 내수 관련 업종 투자해야"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의 투자 전략을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자동차나 전기전자 업종보다는 환율 문제와 거리가 먼 소비재와 내수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일본의 자동차·전기전자 등의 업종은 엔저 현상의 혜택을 전면 받지만, 국내 관련 기업의 경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방어주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데 최근에 수출주도 안 좋다"라며 "지수가 전체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면 여전히 통신 쪽으로 투자해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투자전략에 있어 중국 춘절효과에 대한 기대감 역시 주목할 만 한 이벤트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2월 업종전략으로는 중국 경제지표의 복원력 및 춘절효과를 반영할만한 소재(화학, 철강) 및 중국 춘절 소비특수와 관련한 소비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 및 IT 관련주가 저평가 돼 있을 때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승훈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가 많이 빠졌으니 저점을 거치고 난 뒤 주가가 안정될 것이다. IT나 자동차 관련주가 반등하고 있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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