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3년 내 중견기업 수를 3000개까지 2배 이상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상의는 31일 오전 '중견기업위원회 제17차 회의'를 열고 "현재 1400여 개에 머물러 있는 중견기업을 2015년까지 3000개로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새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최병오 형지 회장을 새로 추대했다.

부위원장단에는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 이종태 퍼시스 사장이 선임됐다. 대한상의는 중견기업위원회 위원 규모를 82명에서 100여 명으로 확대,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번 조직개편은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강조해온 중견기업 육성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손 회장은 그동안 "중견기업이 많아야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생겨 기업생태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업성장 선순환구조를 강조해왔다.

창업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견기업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04%에 불과하다.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중소기업 때 받던 지원과 혜택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중간층이 약한 '호리병형 산업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중견기업은 우리나라 총고용의 7.7%, 수출의 10.9%을 차지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바가 크다. 대한상의가 중견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위원장으로 선출돼 중견기업 육성이라는 책무를 짊어진 최 회장은 '패션왕'으로 통한다.

1982년 최 회장은 서른 살에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1평짜리 매장으로 시작, 형지를 연매출 7800억원 규모로 키워낸 저력이 있다.

형지는 30여 년만에 크로커다일 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 하슬러, 노스케이프, 와일드로즈 등 브랜드 12개를 갖춘 대형 패션그룹으로 성장했다.

대한상의는 최 회장 인선 배경으로 "점포창업부터 중견기업까지 경영일선에서 체험한 현장형 최고경영자(CEO)"라며 "중견기업위원장으로서 최적의 인물"라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로 "중견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알리고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견기업이 되면 지원이 끊기고, 오히려 대기업 관련 규제를 적용받는 등 정부 정책이 합리적이 못하다"며 "중견기업이 산업의 허리가 돼야 경제의 중추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최 위원장을 필두로 중견기업위원회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선 대한상의는 중견기업 현안 파악부터 시작한다.

지난 15일 신설된 중견기업팀을 중심으로 중견기업의 당면현안에 대한 실태조사, 주요국의 중견기업 경영환경 연구 등 조사·연구사업과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견기업인의 투자를 장려하는 다양한 진흥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내달 말 새 정부 출범을 즈음해 '중견기업 육성정책방향 대토론회'도 열린다.

정부, 상공업계, 학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새정부 정책을 평가하고 중견기업 육성방향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자리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기업 주도에 의한 산업발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중간층이 강한 항아리형 몸매의 산업구조로 성장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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