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쌀과 밀가루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게 없다. 선거 때는 다들 그럴싸한 공약들을 내세우지만 정작 필요한 시기가 되면 서민 물가와 가계 부담을 줄이는 능력은 영 신통찮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53·여)는 하루하루 오르는 물가가 걱정이다. 상점을 하다보니 오르는 전기세에도 한숨, 주식인 쌀과 밀가루, 신선식품 값에도 한숨이다.

새해부터 서민 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주류 가격을 인상을 시작으로 이미 밀가루, 쌀 등 서민생활을 쪼그라들게 만들 기초 생활용품은 물론 물가 자극의 가장 핵심인 전기료마저 인상이 예고돼 있다.

이들 품목이 1차 파동이라면 이에 연동된 2차, 3차 가공품과 원가부담이 커진 각종 공산품 가격 공세가 뒤이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상황.

이씨는 "쌀과 과일, 채소값이 오르는 것도 걱정이고 밀가루 값이 올라 라면과 빵값이 오를 것을 생각하면 계산이 안나온다"며 "기초적인 먹거리 제품과 생활 소비용품, 전기요금까지 오르니 앞으로 한달 생활비가 얼마나 더 들어갈지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미 제빵, 제과 등 여타 품목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 동아원이 밀가루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그동안 분위기를 살피던 대한제분과 삼양사도 곧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 경우 다음 수순은 라면, 빵, 과자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삼는 식품들의 가격 상승"이라고 전했다.

그는 "당장 밀가루 값이 올랐으니 제품 가격을 올려야겠다는 업체들은 없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3개월 정도면 반응이 올 것"이라며 "이 경우 이런 저런 요인들을 빌미삼아 골목 음식점들은 물론 특별히 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 제품들도 덩달아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제빵 및 제과업체는 밀가루 가격 인상을 어떻게 반영시킬 것인지 시장 분위기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제빵업계 한 관계자는 "2011년에는 우유, 지난해 연말부터는 밀가루 가격이 올라 제빵 업계에 부담이 가중되는 게 사실"이라며 "바로 가격을 올리지는 않겠지만 내부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과업계 관계자 역시 "밀가루를 연간 단위로 계약해서 사들이기 때문에 제품 공급가에 밀가루 가격 상승이 당장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밀가루 외에 다른 재료 가격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 가격 인상을 주도한 주류 쪽의 움직임은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연말 소주 '참이슬'과 맥주 하이네켄이 가격을 올렸으며, 조만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가격을 인상하되 시기와 인상 가격을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안다"며 "2~3곳의 주류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주식인 쌀 가격까지 올라 설을 앞두고 가래떡이나 떡국떡 수요가 늘어나면 설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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