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지난 4월 철도승차권 전산발매 마비 사태를 겪은 후 후속대책으로 마련한 전산 서버 구축작업이 지연되면서 연말연시를 맞아 또 다시 전산 장애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4월8일 KTX를 비롯한 전 노선의 열차표 발매 시스템이 2시간 30여분간 중단되면서 전국의 무인 발매기 작동이 중지되고, 인터넷 열차표 예매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당시 긴급복구에 나서 시스템을 정상 가동시켰으나 주말 나들이객들이 한꺼번에 역 창구로 몰리면서 철도 이용객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이후 철도승차권 예약발매시스템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예약 발매 백업서버 구축 등 근본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레일 예약 발매 시스템은 지난번 장애가 발생했던 운영서버 1, 2호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명절특매 등을 대비한 개발시험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정보기술단은 당시 시스템 점검 후 기존 운영서버 1, 2호기 이외에 3, 4호기를 백업 서버로 구축하고 5호기를 재해복구용으로 두는 방안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처럼 1, 2호기를 그대로 운영할 경우 장애시 대책이 없어 백업서버를 구축, 장애 발생시 신속히 서버를 전환해 시스템 중단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레일은 추가 서버 장비 구축 대신 장비를 임대하는 등 임시조치만 취해 내년 설 연휴 등 특정시기에 철도 이용객이 몰릴 경우 전산 장애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코레일은 이에 대해 전산 서버 구축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4월께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연말까지 일부 부품을 보완해 운영하고 있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내년 예산에 백업 서버 3, 4호기 구축 비용이 책정돼 1차 심의를 통과했다"며 "1월 발주에 들어가고 장비 인수와 시험운영을 거치면 4월에는 서버 구축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100억원 미만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진 서버 구축 사업은 내년으로 미루면서 3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시스템 사업과 180억원 규모의 차세대 여객영업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11월 중에 사업 발주 공고를 낼 예정이어서 예산집행과 사업 순위의 객관성과 타당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당장 국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시급한 전산장애 보완책 마련이 영업적인 사업 측면보다 후순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코레일의 올해 예산안은 7조3715억원이며 예비비도 200억원이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영업적인 측면보다는 안전문제와 기본적인 서비스 등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전산장애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 입장에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 2009년과 2011년 10월에도 정전 등의 이유로 전산장애를 겪으면서 전산망과 승차권 발매 중단 사태를 맞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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