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인터넷 가상공간과 관련한 담론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터넷 실명제등 과 같은 논란들이 있었고 근래에는 SNS 선거운동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다.

지난해 말 선관위의 공직선거법 93조1항에 의거하여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재의 결정이 단적인 예이다.

해당 조항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전 또는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 등은 물론 ‘그밖에 이와 유사한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트위터를 ‘그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 분류해 이를 금지하는 것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가 쟁점이었다.

헌재는 “인터넷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이고, 이용하는데 있어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운동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 받는다”며 “국민주권의 실현 및 민주주의의 강화에 유용한 수단인 동시에 ‘기회의 균형성, 투명성, 저비용성의 제고’라는 선거운동 규제의 목적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매체라는 측면에서 적극 장려되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가 순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에 비춰보면 기본권 제한이 지나치게 길다”며 “그 긴 기간 인터넷상 의사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정당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봉쇄해 정당정치나 책임정치의 구현이라는 대의제도의 이념적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4월에 있을 제19대 총선부터 사실상 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규제할 수단이 사라져 정당이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반대 등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해졌다.

사이버 공간의 영향력과 존재감은 점차 긍정적이고 진보적으로 인식 되어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해지고 있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를 포함해 SNS는 이제 친교의 장소일 뿐 아니라 시장이자 개인과 단체의 발표의 장이며 여론형성의 무대이다.

종교계에서도 무형의 가르침을 펴는 공간으로서 SNS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5000여명의 국내외의 페친(페이스북 친구)들과 교류하며 마음공부를 주도하고 있는 의연스님이 대표적인 예이다.

▲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조계사 부주지 의연스님. 임나영기자iny16@ekoreanews.co.kr
의연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이며 현재 조계사의 부주지를 맡고 있다. 스님은 페이스북에서 '마인드스쿨'이란 불교교리에 바탕을 둔 마음공부 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옆집에 사는 이웃의 얼굴은 모르면서도 바다건너에 살고 있는 외국 친구와는 인터넷 상에서 매일 만나고 교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사이버 세상 역시 공(空)의 입장에서 보면 눈에 보이는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현실이란 것도 사실은 실환(實幻, 실제하는 환영)이기 때문에 크게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곳. 그곳은 현실에서든 무형의 공간에서든 하나의 성전(聖殿)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페이스북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정신적인 교류를 하고 불교적 가르침을 펴게 된 것도 이러한 가르침의 연장선에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 내가 스님이라고 하면 남녀노소 모두 좋은 가르침을 달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는 자료와 글을 올렸다”며 마인드 스쿨에 글을 올릴 때도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불교 용어는 거의 쓰지 않고, 최대한 시대에 맞는 용어를 쓰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마인드 스쿨 회원은 현재 5천여 명에 이른다. 일반 가정주부부터, 공학 박사, 화학 박사, 검사 등에 이르기까지 회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회원이 늘어나자 페이스북에 네 개의 소그룹도 만들었다.

'사이버 템플 마인드 스쿨 1·2', '크리에이티브 마인드 스쿨', '의연 스님의 마음 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각 소그룹 정원은 250명이며 회원으로 가입하면 스님과 즉문즉답을 주고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8억4500만 명이다. 전 세계 인구 6분의 1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은 올해 가입자수가 1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인 4억2500만 명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지난 2009년 3월 9200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 12월 4억8300만 명으로 2년 만에 약 5배가 늘어났다.

연예인은 팬들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각 나라의 대통령도 국민들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SNS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음이 모이는 곳이 공간이 된다. 인터넷 온라인상의 가상공간과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터넷과 SNS라는 시대적인 흐름은 개인의 삶에 그리고 정부와 경제, 문화 전 분야에 걸쳐 그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혁신과 진화가 더해지는 SNS와 인터넷 가상공간. 그 파급력과 영향력을 어떠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맞이해야 하는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몫으로서 시절의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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