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배석자없이 단독회동을 갖기로 했다.

 문 후보 캠프의 진성준 대변인은 5일 저녁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기본이 되는 백범 김구선생을 기리는 백범기념관에서 두 후보는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위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회동 장소는 문 후보 측이 먼저 제안했으며, 안 후보 측이 흔쾌히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대변인은 "(회동의) 의제에 대해서는 얘기가 진행됐고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의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 이날 회동에서 단일화 룰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내일 두 후보가 만나봐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진 대변인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가치와 철학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회담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내일 회동은 처음 두 분의 모두 발언이 있은 후에 비공개로 전환해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담 후 두 후보가 합의사항이 도출되면 별도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진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안 후보 캠프의 정연순 대변인은 "조광희 비서실장이 노영민 문 후보 비서실장에게 연락했고, 노 실장이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후 문 후보는 이날 오후 5시15분께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국민의 여망이기 때문에 빠르게 만나서 의논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안 후보가 화답을 해오신 셈"이라며 "저는 고맙게 생각하고, 내일 만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변인을 통해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회동을 통해 정치혁신, 가치, 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원칙적인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단일화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이룰지 여부가 주목된다.

 6일 회동 결과는 야권 후보 단일화는 물론 대선 국면 전체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동은 앞서 진행된 안 후보의 광주 전남대 강연을 통해 안 후보가 문 후보와의 회동을 제안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안 후보는 강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양측 비서실장이 회동 일정을 논의, 합의했다.

 이번 회동은 그간 단일화 논의를 꾸준히 제안해왔던 문 후보측에 대한 안 후보측의 호응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날(4일)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만남을 제안한 데 대한 답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으니 모든 단일화 방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대 강연에서 단일화라는 말조차 꺼내는 데 신중했던 그간의 소극적 태도에서 탈피해 단일화 원칙, 방식, 효과, 정권교체 당위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안 후보는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감동이 사라지고 1+1이 2가 되기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단일화의 원칙에 대해 "첫째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둘째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셋째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단일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는 새 정치를 향한 국민 연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많은 국민들을 모아낼 수 있고 1+1을 3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캠프의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연메시지 준비 과정에서 캠프에서 (문 후보와의 회동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안 후보가 결정한 것"이라며 "(문 후보측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 선대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서울 영등포 선거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 간 만남을 통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안을 환영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연에서 안 후보는 자신의 출마를 통해 △철옹성 같은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다는 점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려는 시대의 요구가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점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여전하지만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 3가지 측면에서 정치가 변했다고 자평했다.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모든 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 같이 맞설 때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정권교체 이후에도 원만한 개혁을 이루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격차를 해소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집권세력으로 다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뜻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과제를 저 혼자의 힘만으로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 지역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 "1997년 우리 국민이 김 전 대통령을 택했던 이유는 바로 변화였다"며 "저를 포함한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그 분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집권 5년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민생이 파탄나고 평화가 위협받는 '거꾸로 가는 5년'"이라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두려워 이름을 바꾸고 색깔을 바꾸고 정책을 바꿨는데, 그 분들이 말하는 변화는 진짜변화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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