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 앞둔 각 은행, 사외이사 선임에 관심 집중

【서울=이코리아】온라인뉴스팀 =  각 은행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사외이사 선임에 '관피아'나 '정피아'가 사라질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관피아방지법'으로 불렸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통과된데다 올해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제정한 이후 처음 맞는 인사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NH농협 등 4대 금융지주와 6개 주요 시중은행 사외이사 63명 중 거의 50명에 가까운 인원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사외이사의 80% 가깝게 연임되거나 자리를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KB금융은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를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원 교체하기로 하고, 최근 7명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고 10명의 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8명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나금융도 7명 중 4명의 사외이사가 임기가 만료돼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기존 은행권 사외이사의 '단골'로 뽑혔던 관료를 포함한 국가기관 출신자나 정치권 인사들의 연임 여부, 이들의 신규 진입 면면이 모두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스럽게도 KB금융은 '열외'다. 임기가 만료된 재부부 금융정책과장 출신 김중웅 이사,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역임한 오갑수 이사,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거친 박재환 이사, 한국은행 출신 김홍범 이사 등이 '관피아'로 여겨졌지만 이번 인사로 '관피아의 추억'을 정리한 것이다.

KB는 지난달 일찌감치 사외이사 후보를 밝혔는데, 사상 처음 이병남 LG인화원장, 이화여대 김유니스 교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박재하 부소장 등 소액주주 대표단의 추천 후보를 뽑았다. 또한 KB금융은 사외이사들의 책임 또한 강화해 여론의 ‘뭇매맞기’에서 한발짝 비켜났다.

하지만 신한과 하나의 경우 고민이 많다. 신한금융지주(10명 중 8명 교체)과 함께 신한은행은 6명 사외이사 중 5명의 임기가 끝나고, 하나금융(7명 중 4명 교체)과 함께 하나은행도 6명 중 4명이 임기 만료된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거친 박봉수 이사, 금융감독원 출신 김영기 이사,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 이기배 이사, 외교부 주중 경제공사를 거친 정영록 이사 등이 '관피아'로 꼽혀 언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번에 김 이사와 이 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대체할 사외이사 중 '관피아'와 '정피아'를 피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우 7명의 사외이사가 겸임하고 있는데, 이광주 이사(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정기홍 이사(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세호 이사(전 건설교통부 차관), 권태신 이사(전 국무총리실장) 등 4명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뿐만 아니라 총리를 역임한 한승수 비상임이사, 재정경제부 2차관 출신 권태신 이사회 의장,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을 거친 박창섭 부행장 등이 자리잡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 ‘정권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농협금융지주도 ‘관피아’의 놀이터다. 최근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임명된 현정택 이사(전 한국개발원장)를 비롯 김준규 이사(전 검찰총장), 손상호 이사(전 금감원 부원장), 전홍렬 이사(전 금감원 부원장) 등 내로라하는 인사가 포진돼 있어 이번 주주총회에서 누가 연임되고, 혹은 새롭게 뽑히는지 주목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최근 ‘관피아’나 ‘정피아’를 막기 위한공직윤리법 개정도 했으나 실질적으로 경영진에 의해 선임되는 현 사외이사 제도하에서는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면서“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 경영진 배제, 사외이사 인력뱅크 법제화, 일정 수 소액주주에서 선임 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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