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닷새째 당무를 거부해왔던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9일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만나 당무 복귀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 및 김 위원장 측 인사들에 따르면 박 후보는 이날 오후 김 위원장과 1시간 가량 만나 적극적인 설득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가 직을 유지하되 선대위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고, 향후 원내에서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에만 만전을 기할 것이란 이야기를 전달하고 김 위원장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70여일 앞둔데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라 원내대표를 사퇴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 원내대표가 향후 김 위원장이 이끌 경제민주화 정책에 '토'를 달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줬다고 한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향후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김 위원장과 이 원내대표의 노선 투쟁이 재연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의 간곡한 설득에 당초 강경했던 이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접고 복귀를 결정했다.

 한 친박계 인사는 "김종인 없는 대선은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박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면서 이 원내대표의 체면도 얼마간 살려준 것 같다"고 평했다.

 김 위원장의 복귀 결정으로 향후 당내 인적쇄신 요구로 인한 내홍이 봉합될 지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과 함께 대선 기구 핵심 인사인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원장의 결단이 가장 큰 관심사다.

 안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비리 연루로 수사를 받았던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을 경우 사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녁 안 위원장과 회동하면서 마찬가지로 설득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안 위원장과 같은 행사에 참석해 "이 문제는 조만간 정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이 볼 때 쇄신하는 사람 따로 있고 통합하는 사람 따로 있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는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해 안 위원장에게 거듭 양해를 요청했다.

 '안대희-한광옥' 갈등 사이에서 누구 한 사람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 가급적 이들의 대립을 중재해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안 위원장이 박 후보의 요청에 부응하면서 복귀할 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지만 안 위원장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후보가 한 전 고문에게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기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안 위원장이 뜻을 접을 것 같지 않은데, 그렇다고 당이 마냥 그를 기다려줄 수만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공보단장 역시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안 위원장의 당무 거부에 대해 "잘 알다시피 '현재진행형'"이라며 "현재진행형이라고 하는 것은 계속해서 함께 동행하기로 한 작업이나 노력이 진행형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대선을 60일, 50일, 40일 남겨두고도 이렇게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앞을 보고 정리하고 또 다른 목적과 행보로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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