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야권 대선후보단일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호남민심이 추석 연휴기간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가운데 누구에게로 향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 후보는 추석 연휴를 이틀 남겨 둔 27일 담쟁이캠프(선대위) 1차 회의에서 전날까지 서둘러 인선된 선대위 위원장 및 본부장들을 소개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려 노력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상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 후보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

 한국갤럽이 24~26일 유권자 94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포인트)에 따르면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양자대결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55% 지지를 받아 안 후보(40%)를 앞섰지만 광주·전남북에서는 문 후보가 42%로 안 후보(51%)에게 뒤졌다.

 때문에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의 '호남홀대론' 등으로 인해 자신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호남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선대위 구성부터 이날 호남에서의 민생행보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친노(친노무현)색'은 상당히 빠진 듯 보인다.

 대선기획위원으로 선대위 인선을 총괄한 김부겸 전 최고위원과 이인영, 박영선, 이학영 의원, 안도현 시인, 김영경 전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친노와 거리를 유지해 왔고 후보 비서실장으로 참석한 노영민 의원도 GT(김근태)계인 민평련 소속이다.

 재무를 총괄할 총무본부장에 임명된 우원식 의원은 손학규 상임고문을 지지한 GT계이며 공보단장에 임명된 우상호 최고위원도 친노계로 분류되지 않는다.

 선대위 민주캠프 산하 국민통합공동위원장으로 회의에 참석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구 한나라당 출신이며, 추미애 공동위원장도 구 민주계 출신이다.

 실제 문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 당의 대화합을 위해 몇 가지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참여정부 초기 있었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인한 분열의 상처를 씻어내고 아직도 우리 당에 남아 있는 호남, 비호남, 친노, 비노(비노무현)와 같은 분열의 프레임을 깨끗하게 극복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 마무리작업에 이어 문 후보는 이날 저녁부터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광주에 내려가 추석 전 호남민심을 살필 계획이다.

 문 후보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핵심당원 및 원로들과 만나 자신이 민주당의 적자임을 강조하고 수권능력이 있음을 호소할 예정이다.

 또 오후 9시에는 전남 나주를 방문해 태풍 볼라벤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힐링 행보'를 이어간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호남에는 새누리당을 이길 후보를 밀어주자는 심리가 깔려있다"며 "현재 안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호남의 민심이 안 후보에게 쏠리고 있지만 문 후보가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면 민심은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또 "문 후보가 박 후보를 (대선후보 지지율 대결에서)앞지른다면 무소속 보다는 민주당 후보를 밀어주지 않겠느냐"며 "때문에 문 후보도 호남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추석을 앞두고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전날 부산을 방문, 모교인 부산고에서 후배들과 만난 뒤 27일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로 이동해 호남 지키기에 나섰다.

 그는 처가에 들러 장인인 김우현씨와 장모 송복자씨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이 여수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처가 주변에 나와있던 주민, 상인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처가 앞에서 기자들에게 "명절을 맞아 처가에 인사를 하러왔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여수엑스포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며 "여수도 태풍피해가 커 걱정인데 슬기롭게 잘 마무리해 극복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후 서울에서 일정이 잡혀있어 오전 중에 이뤄진 짧은 방문이었지만 안 후보 측은 "호남은 추석 이후에 공식 일정을 잡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호남 방문은 대선 출마 선언 전인 지난 14일 광주 5·18 국립묘역 참배 이후 이달에만 두번째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는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여수여고를 나왔다.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비록 부산 출신이고 민주당 후보는 아니지만 호남의 사위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의 승부처는 호남과 부산이 될 것"이라며 "문 후보는 경남고, 안 후보는 부산고를 나와 부산에서 한차례 대전을 치를 것이고 문 후보는 호남의 적자로, 안 후보는 호남의 사위로 승부를 내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뉴스1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