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출(16일)과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19일)으로 대선 판도가 3자 구도를 형성한 이후 첫 주말과 휴일을 맞아 세 후보는 각각 차별화된 정책과 공약, 민생 행보를 통해 유권자들을 향한 구애 경쟁에 불을 지폈다.

 특히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두고 대선 여론전의 변곡점으로 꼽히는 추석 민심, 그 중에서도 집값과 일자리 문제로 고심하는 중산·서민층과 30~40대 표심을 잡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대선 전 추석은 지역·세대간 의견들이 혼합되고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는 유일한 기회"라면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그 흐름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명절이 가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안 후보의 출마, 가라앉지 않는 역사관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직접 '집 걱정 덜기 정책'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행복주택 프로젝트'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지분 매각 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등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박 후보는 "누구나 한 번쯤 집때문에 고통을 경험했고, 지금도 많은 국민이 집 문제로 불안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무이고 민생 정치의 시작"이라며 이 같은 공약들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세입자가 은행 이자만 부담하고도 전셋집에 살 수 있도록 하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이른바 '렌트 푸어'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가 이처럼 구체적인 개별 정책이나 공약을 직접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나 안 후보에 앞서 공약 발표에 나섬으로써 대선 초반전을 정책 대결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아직까지 제도권 정치 경험에서는 신인에 가까운 문, 안 후보와 달리 집권 여당의 최대주주로서 오랫동안 대선을 준비해 온 경험을 차별화의 포인트로 제시하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

 아울러 첫 정책 발표 주제를 남북관계나 정치개혁 등 대형 담론으로 잡지 않고 중산층과 서민들이 겪고 있는 힘겨운 생활에 맞춤으로써 '민생 행보'를 선점한다는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전통시장인 망원시장을 찾아 추석 제수용품을 구입하면서 상인들로부터 추석을 앞둔 경기와 민심을 청취했다.

 망원시장을 택한 것은 이날 일정이 추석을 앞둔 의례적인 민생탐방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망원시장은 입점이 예정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합정점과의 거리가 700m도 떨어져 있지 않아 상인들이 홈플러스 입점에 거세게 반발하며 갈등이 지속돼 온 곳이기 때문이다.

 2010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전통시장으로부터 1㎞이상 떨어져있어야 하지만 홈플러스 합정점은 마포구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기 전에 영업 허가 등 개점에 필요한 절차를 밟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문 후보는 지난 7월 말 경선 후보 당시 이 곳을 찾아 '문재인의 경제민주화 구상' 첫 번째 내용으로 '골목상권 보호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망원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 대형마트와 SSM이 너무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우리 재래시장이 어렵다"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대형마트 등이 들어설 경우 주변의 재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사전에 평가해 기존 재래시장 매출에 영향을 많이 준다면 아예 입점을 허가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미 들어선 대형마트나 SSM 등에 대해서도 영업시간을 제한해 휴무일을 늘리고 나아가 영업품목까지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역시 분주한 주말과 휴일을 보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싱크탱크로 활동할 정책네트워크 포럼 '내일'의 첫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정책구상에 들어갔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정책멘토들과 가진 모임은 약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혁신'을 주제로 정치, 경제민주화, 복지, 청년 일자리 창출, 교육, 연구과학, 안보분야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정책제안들을 전문가들에게 듣고 배웠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또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장 중요한 혁신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국민의 내일을 위한 혁신을 포럼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경기 수원 팔달구 못골시장을 방문,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및 경제민주화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안 후보는 전통시장의 활성화 구상에 대해 "대형마트와 시장 간 불공정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면 경제민주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이곳의 성공사례와 아이디어를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에 전파하면 같이 잘 되지 않겠냐"고 답했다.

 또 "경제민주화가 계속 얘기되는 이유가 불공정한 거래 관행들 때문"이라며 "어떤 사업을 하든 대형물류센터가 필요한 사업이라면 (규모가) 큰 쪽만 이득이 가기 마련이다.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가까운 시일 내 (관련 정책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시장 상인회가 시장 내 고객들과 상인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못골라디오' 녹화 현장에 들러 라디오 인터뷰를 진행하며 일일 '라디오 DJ'로 깜짝 등장, 서민들과의 거리 좁히기에도 노력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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