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최문수 기자 = 장애학생이 다니는 특수학교 10곳 중 8곳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대량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의 무관심속에 특수학교 학생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이 2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특수학교 석면검출 현황'에 따르면 전국 166개 특수학교 가운데 현재까지(9월말 기준) 석면조사가 완료된 81개교 중 79%에 달하는 64개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이 검출된 특수학교는 현재 장애학생 1만743명과 교직원 5161명이 이용하고 있어 석면 제거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수학교에는 장애학생이 대거 재학 중이고 유치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 건물 면적 중 50% 이상에서 석면이 검출된 학교도 23개교에 달해 대대적인 건물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 중 인천에 위치한 예림학교와 혜광학교 등 2개교는 석면 검출면적 비율이 전체의 86.9%로 학교건물 대부분에 석면자제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완공된 인천 예림학교는 지난해 7월 실시한 석면조사에서 건물 총 면적 3701㎡ 중 86.9%인 3218㎡에서 법정기준치(1%)의 4배에 달하는 석면이 검출됐다. 현재 이 학교는 학생 159명과 교직원 70명이 이용하고 있다.

1980년 완공된 인천 혜광학교도 지난해 11월 실시한 석면조사에서 건물 총 면적 2020㎡ 중 86.9%인 1756㎡에서 법정기준치(1%)의 4배에 달하는 석면이 검출됐다. 이 학교는 학생 130명과 교직원 68명이 이용중이다.

석면은 주로 학교 천장에 사용된 자재에서 사문석 계열의 '백석면'이 검출됐으며 대부분의 건물은 석면자재 사용에 대한 제한이 약했던 1980~1990년대에 완공됐다. 백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체에 유입될 경우 폐암, 중피종암, 후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학교측은 석면 검출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석면조사 이후 즉시 석면을 제거한 특수학교는 서울 소재 밀알학교 단 한 곳 뿐이었다.

나머지 63곳의 특수학교 중 1년 이내(2015년 하반기까지) 시설보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곳은 10개교에 불과했고 53개교는 시설보수 계획이 없거나(27개교) 1년 이후에 보수를 할 계획(26개교)이라고 밝혔다. 또 29개교의 경우 현재까지도 시설보수에 따른 견적조차 산출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장애학생들이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육부와 담당 교육청은 특수학교의 석면검출 현황을 파악하고 시설보수를 위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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