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조진성 기자 =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착륙 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행정처분 결정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갈등이 비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국토교통부에 강력하고 엄정한 행정처분을 요구한 데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동종 업계 종사자에 대해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오후 국내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입장 자료를 내고 엄정 처분을 거듭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행정처분은 일관성 있고 엄정하게 집행돼야 한다"면서 "정부의 행정처분이 일관성 없이 항공사나 사고에 따라서 달라진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심각히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귀중한 인명이 희생된 항공기 사고에 대해 여론몰이식의 책임회피 행태를 우려한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 결과 조종사 과실이 주 원인이라는 명백한 결과가 나왔으나, 기체 결함론을 계속 주장하는 등 사고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안전도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도외시한 채 경제적 이익에 집착해 일부 이해관계자들을 여론 조성에 동원하는 최근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대형 항공기 사고가 나더라도 책임소재를 가리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거나 과징금 납부와 같은 솜방망이 처분으로 면죄부를 받는다면 안전도 제고 노력은 무뎌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도 곧 바로 입장자료를 내고 "큰 시련과 아픔을 극복하고 안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동 업계 종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주길 바란다"며 "다른 영역에서는 경쟁하더라고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서로 협력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아시아나는 "'일부 이해관계자들을 여론 조성에 동원' 운운한 대한항공의 입장자료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는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들과 미주 한인 총연합회 등 교민단체의 선의와 순수성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달 29일에도 서승환 국토부 장관 앞으로 아시아나의 과징금 처분 유도 움직임을 비판하고 강력하고 조속한 행정 처분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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