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조진성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16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 2008년 1월 미국 메릴린치에 약 2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2010년 KIC의 부실투자가 문제가 돼 감사원이 감사를 했는데 운영위원회 부분과 강만수 인수위원에게 보고한 내용이 포함된 1차 감사보고서가 기재부의 압력에 의해 폐기되고 2차보고서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시 KIC 운영위원회는 이 투자에 부정적이었는데 재경부(당시 기재부) 조인강 금융정책심의관에 의해 정회됐고 15분 뒤 속개돼 전격적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시 강만수 인수위원은 MB정부 초대 기재부 장관이 됐고 이 부실투자를 주도한 홍석주 사장은 제일모직 사외이사, 박제용 등기이사는 외환은행 수석부행장, 조인강 심의관은 세계은행 대리이사로 가는 등 승승장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원은 운영위에서 15분간 정회한 뒤 속개해서 투자결정을 한 것을 다 알고도 봐줬다며 "이렇게 할만한 힘이 있는 사람이 누구겠냐. MB정권의 권력형 비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07년 메릴린치 PCG라는 핵심 계열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전종화씨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비젤에 수백억원을 투자했다"며 "비젤은 메릴린치로부터 투자를 받고 2년만인 2009년 부도처리됐다"고 밝혔다.

또 "MB의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총무비서관의 아들 김영찬씨는 (KIC의) 전격적 투자 결정이 있은 뒤 메릴린치의 서울지점장으로 영입됐다"며 "당시 외국계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는 이 일에 김백준이 관여돼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2008년 국정감사에서 KIC가 메릴린치에 2조원을 '몰빵투자'해 1조원의 원금 손실을 낸 것을 집중 지적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지 2년이 지났는데 전혀 점검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감사 결과는) 당시 그런 문제에 대해 여러 기재위원들이 지적을 해 2010년 감사원이 7개월에 걸쳐 집중 감사를 해서 내린 결론"이라며 "그 이상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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