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여성벤처협회
사진=한국여성벤처협회

[이코리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스타트업 투자가 감소하는 추세에도 여성벤처의 발굴과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기술기반 업종에서 여성 CEO 창업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여성벤처인들에 대한 시상과 더불어 정책적인 투자지원 토론회도 활발하다. 

28일 한국여성벤처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여성 벤처를 위한 창업 공모전 성장챌린지(이하 '여벤성지') 시상식이 열렸다. 3년차를 맞은 여벤성지는 유망한 기술창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여성 창업자를 발굴·시상한다. 올해 청년과 중장년부문으로 참가 대상을 확대했으며, 295팀이 참여해 17개 기업이 우수팀으로 선정됐다.

청년 부문(예비창업) 대상은 AI 기반 차량부품 수명 예측 솔루션 기업인 차박사 이정아 대표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서울너드(Seoul Nerds) 이지민 대표, 우수상은 포어스 이예선 대표, 오아하우스 이수진 대표, 인더닥터 신지현 대표가 각각 수상했다. 

중장년 부문 대상은 인플루언서 기반 브랜드 플랫폼 빌더인 ㈜브이플랫폼 설혜진 대표가 수상했고, 최우수상은 주식회사 이지태스크 전혜진 대표, 특별상은 주식회사 폼이즈 임혜경, ㈜평행공간 이지은 대표가 각각 수상했다.

과업 기반 구인·구직 AI 매칭 서비스를 하는 이지태스크의 전혜진 대표는 28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여성창업자들은 시장과 인간에 더 밀접하게 관여한 경우가 많아 고객니즈기반에서 더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단순 구매처 연결이 아닌 검증-판매-피드백-보완의 단계를 판로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생태계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여성기업은 남성기업에 비하여 절대적인 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기술기반업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기술 창업에서 여성이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일가정양립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 및 은행·비은행권 분야 자금조달환경의 면밀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 기술기반 업종에서 여성 CEO 창업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3월 발표한 '여성기업 위상 및 2021년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창업은 지난해 기준 66만개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3.1% 늘었고 특히 기술기반 업종 여성창업이 남성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2021년 연평균 증가율이 여성은 7.6%, 남성은 3.0%이다.

또 여성이 창업 후 초기 사업운영 때 어려웠던 점으로 판매·마케팅 관리(42.1%), 재무·자금관리(22.2%), 인력관리(14.9%)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지원 정책 중 효과가 가장 높은 제도는 판로지원제도(86.3%)로 조사됐으며 이어 자금지원(80.0%), 세제지원(79.9%) 순이었다.

미래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여성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관련해 국회에서 여성벤처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2022 여성벤처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내빈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여성벤처협회
2022 여성벤처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내빈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대한민국 경제 도약을 위한 여성벤처기업 미래전략을 주제로 ‘2022 여성벤처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인 한무경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국여성벤처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여성기업의 벤처 투자유치 금액이 전체의 4%에 불과한 실정으로 중소벤처기업부는 여성전용펀드 확대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여성벤처 활성화를 위한 지혜가 모이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무경 의원은 "여성기업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며 "오늘 나온 제안들을 꼼꼼하게 기록해서 관련법 개정에 필요하면 실행될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만 의원은 "어려운 시기 정부가 일정부분 역할을 해야한다"며 "여성벤처기업이 벤처생태계 성장을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 예산 규모 확대와 창업지원시스템 강화 등 빈틈없는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임이숙 한양대학교 ERICA 경영학부 교수는 여성기업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혁신형 기업의 비중이 낮은 점에 주목하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여성벤처기업의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2021년 여성 창업기업의 투자유치금액이 9147억원으로 전체의 7.6%, 2018년 투자심사역의 여성 비율이 10.6%에 그친다"며 "여성창업과 여성기업에 특화된 투자와 함께 여성기업의 투자심사에는 여성 투자심사역을 필수로 참여케 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케일업을 위한 기업가정신 교육과 네트워크 허브 구축,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지원, 성평등적인 사회·문화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이미순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세계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여성 인적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여성벤처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여성벤처·창업기업 관련 조사연구 확대와 해외 여성 기술 창업 모니터링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유일 살수차 겸용 전기 노면 청소차를 개발하고 있는 ㈜크린텍 고예성 대표이사는 여성기업인의 사회적 자본 취약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국가 정책이 여성기업에 든든한 선배와 멘토 역할로 사회적 자본을 보완해줄 것을 제언했다.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여성벤처기업의 전략적 육성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회, 정부, 산학연 전문가 등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포럼이 여성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