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 리베이션 대표
이민성 리베이션 대표

[이코리아] 최근 기업들은 환경부 가이드에 맞추어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레스 플라스틱’ (less plastic)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사용 중지는 이제 노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법적 제재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0일 ‘전 주기 탈 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코로나19 이후 사용량이 급증한 포장재‧용기 분야 플라스틱을 특히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플라스틱 전반을 줄이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오는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지난해 대비 2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수많은 패키지 소비량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 감축 계획을 제대로 실행한다고 해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만 5300만톤이 쌓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재활용 현실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비율 가운데 재활용은 9%에 불과했고, 소각과 매립되는 건 각각 19%와 50%, 나머지 22%는 미세 플라스틱 같이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세계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연간 150억 병 이상의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생산되지만,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업계에서 탈플라스틱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대기업들은 ESG 정책에 맞추어 플라스틱 대체소재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패키지 시장이 빠르게 변화 중이다. 삼성전자나 애플, 아모레퍼시픽의 일부 브랜드들은 완전한 탈 플라스틱 패키지, 펄프몰드 등을 통해 친환경 패키지로의 전환을 꾀해왔다. 최근에 샤넬이 향수 패키지에 선보인 패키지도 화제가 되었다. 펄프몰드로 No5. 향수 패키지를 적용해 선보였는데, 친환경 패키지를 럭셔리 무드로 구현해냈다. 

하지만 사실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소재 발굴이나 연구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 특히나 친환경 소재와 관련해서는 아직 관련 인프라나 연구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또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소재 개발과 생산, 제조까지 진행하는 개별 기업도 거의 없었다.

지난해 4월에 설립된 리베이션은 플라스틱 대체 소재 패키지를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그린솔루션 기업이다. ESG 경영이 필수가 된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제품부터 패키지 기획, 개발, 제조와 납품, 관리까지 전개하고 있다. 설립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여러 대기업과 협업해 제품을 선보이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LG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SUPERSTART)’의 올해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ESG 분야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리베이션이 개발한 페이퍼몰드는 국내 생산으로 화장품, 생활용품, 전자 패키지 시장에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민성 리베이션 대표는 “리베이션의 강점은 글로벌 친환경 소재에 대한 폭넓은 인프라와 대기업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친환경 패키지 제품’이라고 하면 디자인은 어느 정도 포기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디자인까지 커스터마이즈드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성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탈 플라스틱 패키징 노력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미국과 유럽은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법적 규제 및 구속력이 강력하다. 반면 한국은 탈 플라스틱 대책이 이제 막 발표된 데다 너무 ‘재활용’이라는 방향에만 집중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탄소 중립, 제로 플라스틱 등의 이슈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이슈이며 앞으로의 기업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사회적 책임이나 가치를 넘어 지구와 생명, 환경을 위한 필수 요소임을 고려하면 이제 더 본격적으로 해당 연구와 실행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재활용만 추구해서는 탄소중립 사회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민성 대표. 다음은 이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리베이션이 어떤 회사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리베이션은 친환경제품 소재 R&D부터 제조까지 책임지는 제품 원스톱 개발 솔루션 회사다. 친환경 제품 제작서비스이자 기업의 ESG 경영의 동반 파트너로 최적화 된 제품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업의 친환경 제품 제작의 허브 역할을 해 ESG경영 및 탄소저감 100% 제품들을 만들어 탄소중립 사회로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 어떻게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원래 폐기물 순환에 관심이 있으셨던 건가. 

LG생활건강에서 십수 년간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재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생산자로 사회에 책임지는 글로벌 업체들을 보며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국내 소비재 회사가 EU 및 글로벌 소비재 회사와 제품개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제품 개발자로서 앞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친환경 패키지 개발이라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 '완전한‘ 친환경 패키지라는 개념이 가능한가? 

기준을 어디에 둘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의 실효성과 개선이다. 아직 한국의 정책은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분류 및 정책들이 EU국가들처럼 선진화되지 못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해외에서 통용되는 바이오플라스틱 정책들에 관해 한국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재활용 정책만 고집해 글로벌 정책들과 거리감이 있어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로는 생산 자체에서 석유 유래 물질들을 줄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들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완전한‘ 혹은 ’100%‘ 만 추구하는 개념이 아닌 ’점진적‘, ’단계별‘로 탄소저감 패키지들을 개발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 리베이션의 친환경 패키지 솔루션 기술이 여타 친환경 패키지 기술과 차이가 나는 점은 무엇인가.

소재 R&D, 제품컨설팅, 디자인제작, 제품생산 및 납품 등 원스톱 개발 솔루션으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리베이션은 국내 최초로 펄프몰드 인쇄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펄프몰드 인쇄는 친환경 소이잉크로 몰드위에 인쇄를 할 수 있다. 현재 직접인쇄 취지가 맞지 않아 슬리브, 라벨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리베이션은 주력 제품인 ’페이퍼몰드‘로 PS·PET·PP 등 플라스틱 패키지들을 종이로 변경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개발로 폐자원 활용 공정 및 소재배합 기술들로 다양한 소재를 고객들에게 제공하여 완성도 있는 제품을 개발 할 수 있다는 것이 리베이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리베이션은 플라스틱 패키지를 페이퍼몰드로 전환, 플라스틱 100% 절감을 꾀한 것을 시작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용기로 탄소 저감 50%, 최종적으로 용기와 패키지 100% 탄소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왼쪽)리베이션이 함께 개발한 어반런드렛 세제 패키지. (오른쪽)아토팜 화장품 패키지. 제공=리베이션
(왼쪽)리베이션이 함께 개발한 어반런드렛 세제 패키지. (오른쪽)아토팜 화장품 패키지. 제공=리베이션
리베이션이 협업한  조르단의 치약 스퀴저는 커피 찌꺼기(커피박)를 활용한 100% 친환경 생분해 재료를 사용했다. 매일 마시는 커피로 수없이 버려지는 커피박을 업사이클링,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됐다. 제공=리베이션
리베이션이 협업한  조르단의 치약 스퀴저는 커피 찌꺼기(커피박)를 활용한 100% 친환경 생분해 재료를 사용했다. 매일 마시는 커피로 수없이 버려지는 커피박을 업사이클링,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됐다. 제공=리베이션

- 국내 다수의 대기업과 협업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리베이션의 소재에 관심을 갖는 기업과 디자이너들의 제안도 많이 받고 있다고 들었다. 관련해 어느 정도 진척된 사업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홈페이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화장품, 생활용품, IT 대기업들과 디자인 제작, 제품 R&D, 제품생산 및 납품 등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리베이션을 많이 찾아주셔서 친환경 제품 제작의 허브 역할을 해드리고 있는 중이다. 

-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달라. 

리베이션은 기업들의 ESG경영파트너로 친환경 제품 제작의 허브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패키징 분야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싶다. 석유로 만든 버진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 재료 또는 바이오 기반 자원을 사용해 제품의 탄소저감 100%를 실현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다. 향후 유럽법인을 설립해 유럽의 우수 소재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고객들이 리베이션 제품개발 서비스로 제품생산 실천계획의 로드맵을 목표설정하고, 사회와 공존하는 지속가능경영 및 비지니스를 실현하는 것이 저희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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